경제·금융

'쥴릭 독점공급' 파문 확산

도매상·약국 조직적 반발 다국적 의약품 유통업체 '쥴릭파마코리아'에 대한 국내 의약품도매상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한약사회ㆍ의사협회ㆍ병원협회에 이어 전공의협의회까지 국내 도매상들의 입장을 옹호, '쥴릭'을 둘러싼 논란이 예측불허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쥴릭이 한독약품을 비롯한 주요 외자제약회사와 의약품유통을 독점적으로 계약, 국내 일부 도매상을 통해서만 유통시키자 더 이상 약품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도매상들이 극심하게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국내 도매업계는 쥴릭참여도매협의회(쥴참협)와 도매업권수호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양분돼 내분을 겪으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고, 쥴릭을 통해 유통되는 일부 약품이 약국까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자 약사회가 반(反)쥴릭의 입장에 선 것이다. 의약계는 현재 쥴릭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약들이 수요가 많은 '오리지날 약'이 라는데 우려를 표명하며 "의약분업 이후 이들 약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공급마저 독점적으로 이루어지면 훗날 쥴릭의 정책에 휘둘릴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필요한 약품을 제때에 공급 받지 못하면 의사의 진료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제약업계는 느긋하다. 지금까지 횡행했던 국내 도매상들의 폐해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매상들이 대형ㆍ선진화를 이뤄 쥴릭과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만이 국내 제약산업 발전, 더 나아가 효율적인 의료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는 것이다. ◇국내 도매상 반발배경 국내 도매상들과 약사회측이 극심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계약을 맺은 제약회사로부터 독점적으로 약품을 공급 받아 약국에 유통시키는 쥴릭의 사업모델 때문. 쥴릭은 제약회사에서 약품을 독점공급 받아 국내 약 460개 도매상 중 건실한 40개와 선별계약 후 약국으로 유통시켰으며 전국 2만개 약국 중 약 5,000개 약국만 직거래를 했다. 따라서 그 동안 제약사들과 거래하다 제품공급이 끊긴 도매상, 또 이들 도매상과 거래를 하다 약을 공급 받지 못한 약국 및 직거래 대상에서 제외된 대형약국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쥴릭파마코리아는 지난달 16일 '쥴릭 참여 제약사와 쥴릭의 불공정 영업형태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입장'에 대한 회신을 통해 직거래 약국 및 도매상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약사회 측은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반(反) 쥴릭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통 효율화' 아직은 먼 길 제약업계는 쥴릭의 사업방식이 제약사의 유통부문을 효율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절약비용을 연구개발 및 생산 마케팅 부문에 투자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쥴릭과 같은 대형회사가 여러 개 경쟁하는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쥴릭파마코리아의 크리스티안 스토클링 사장은 "한국의 의약품 유통시장은 물류비용이 출하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의 5~10% 비해 15~30%로 기형적으로 높다"면서 "쥴릭은 이러한 유통구조를 개선,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까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쥴릭파마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의약품 유통 전문기업. 쥴릭파마코리아는 지난 88년 한국물류서비스(KLS)로 국내에 설립, 지난95년 의약품 유통분야 진출을 시도했으나 도매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기존 도매상이 여러 제약사에서 약을 구입해 이윤을 붙여 병원이나 약국에 공급함으로써 그 차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반면, 쥴릭은 제휴 제약사 제품만 취급하며 제약사의 마케팅 정책을 따르면서 보관, 배송, 판매 등을 대행하는 데 따른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한다.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매출목표액은 2,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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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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