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2억원을 앞에 놓고

제1보(1~12)


결승에 올라간 사람은 뤄시허와 이창호였다. ‘기질상 뤄시허는 최철한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이었지만 그것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뤄시허가 준결승 3번기에서 최철한을 2대1로 꺾고 결승에 올라간 것이었다. 뤄시허는 이번에 이창호와 타이틀 매치를 벌이게 되자 자기 나름의 독특한 작전을 선보였다. 그것은 상대방의 의도를 철저히 무시하는 손빼기 작전. 부동심(不動心)의 이창호를 격동시키면서 자기 스타일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그의 작전은 적중했다. 제1국은 뤄시허가 흑으로 불계승했고 제2국은 이창호가 흑으로 3집반을 남겨서 단판 승부로 2억원의 임자를 가리게 되었다. 준우승은 5천만원. 제3국에서는 새로 돌을 가려 뤄시허의 흑번이 결정되었다. 서반의 수순은 제1국과 똑같다. 흑11까지는 제1국의 수순 그대로이며 그때 이창호는 백12로 참고도의 1에 걸쳐 백15까지로 두었는데 그 바둑을 불계패한 터이므로 변화를 구해 보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고도의 흑16 자리에 실전보의 백12가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창호는 정장에 노타이. 뤄시허는 점퍼 차림인데 추리닝에 가까운 것이다. 술과 초속기와 추리닝에 가까운 점퍼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1977년생이니까 우리나라 나이로 30세. 아기돼지로 불리던 뤄시허가 이젠 어른돼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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