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앞으로 6∼12개월내 美·유럽 더블딥 온다"

모건스탠리 경고… 세계경제 전망치도 하향


"미국과 유럽이 앞으로 6~12개월 내에 더블딥(일시 회복 뒤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모건스탠리 세계경제 보고서) 전세계 경제에 더블딥 공포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인고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18일(현지시간) 발표된 경기지표에서 미국이 고용과 주택ㆍ물가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3중고에 빠져있다는 관측까지 나와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최악의 사태인 '슬럼프플레이션(Slumplation)'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슬럼프플레이션은 불황하의 인플레이션을 말하는 것으로 고물가 속에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일컫는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8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2%에서 3.9%로 내렸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도 4.5%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성장률 조정의 배경으로 유럽의 재정위기 대응이 충분하지 않고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고 있으며 재정에 대한 각국의 통제 강화를 꼽았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실물경기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 지역의 8월 제조업지수는 -30.7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0보다 낮으면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고용시장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미 노동부는 7~13일 신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전주 대비 9,000명 증가한 4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통상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40만건을 밑돌면 고용시장이 안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기업들도 줄줄이 대규모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9일 3,500명을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금융권의 감원사태는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스탠더드차타드은행의 데이비드 시먼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기업이 보수적 운영에 돌입했다"며 "사람들은 계속해서 해고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5% 상승해 3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택시장 역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주택거래 실적은 467만가구로 전달 484만가구보다 3.5% 떨어졌다. 물가는 급등하지만 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기록하는 이른바 스테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시티그룹은 "세금 인상과 재정 긴축이 예상되는데다 정치적 불안도 여전해 미국 경제가 성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이 아직 더블딥에 이를 심각한 단계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장은 18일 "미국이 또다시 침체에 빠질 확률은 여전히 매우 낮다"며 "올 하반기에는 전반기보다 훨씬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이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대책이나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켓워치는 "미 경제에 대한 신뢰가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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