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전상우 특허청장

대담=박민수 사회부장 <a href="mailto:minsoo@sed.co.kr">minsoo@sed.co.kr</a><br>"성과주의 도입, 최상의 행정서비스"<br>내달 중앙부처 최초 '책임운영기관' 전환<br>공정한 평가시스템 적용 직원역량 극대화<br>심사 기간도 평균 10개월로 단축 힘쓸것


“정부혁신 최우수기관으로서 고객에게 최고의 감동을 주는 책임운영기관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성과주의 적용을 통한 특허행정의 효율화를 추진, 특허행정의 서비스 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상우(53ㆍ사진) 특허청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중앙행정기관 최초로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는 특허청에 대한 정부부처와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성공적인 운영을 이끌어 고객과 내부 구성원들에게 모두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특허청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궁극적으로 특허청 본연의 업무인 심사ㆍ심판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직원 모두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위험부담도 있을 텐데 특허청이 중앙행정기관 최초로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제까지 특허청은 5급 사무관 중심의 인력운영을 해왔는데 승진 인센티브 부여 곤란 등 계급제적 조직운영의 한계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심사관들에게 승진이라는 것 이외에 무엇인가 대체적인 보상을 주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책임운영기관 전환이라는 방안을 찾게 된 것입니다. 또 기업경영 마인드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특허행정 서비스를 한 차원 높이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공정한 성과평가와 합리적 보상을 위해 심사업무부담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평가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일회성 평가를 지양하고 능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누적적으로 관리해 성과와 인사ㆍ보수를 연계해나갈 것입니다. 또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력개발프로그램도 도입할 것입니다. 5급 심사관이 억대 연봉을 받게 되는 사례도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 지식재산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지난 2000년 이후 세계 제4위의 지식재산권 출원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재권 출원건수는 35만4,000여건에 달하고 있구요. 기술강국 여부를 가름하는 특허출원 건수만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ㆍ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있습니다. 국제특허출원건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특허출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고도의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간 기술무역수지 적자규모가 27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볼 때 앞으로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겠습니까. ▦무엇보다 의대ㆍ한의대 등으로 몰리고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연구개발분야에 적극 몸담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구원이 발명하나 잘해서 수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허청은 정부출연 연구소든 기업이든 획기적 발명에 대해 연구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나갈 것입니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루 속히 연구개발 성과물을 사업화해야 하는 기업들에 심사기간단축문제는 매우 시급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특허출원은 지난 2001년 이후 연평균 9.2%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15만7,000여건이 출원 됐습니다. 특허청은 인력보강은 물론 외부선행기술조사 확대 등을 통해 심사처리기간 단축에 최대한 노력 중에 있습니다. 지난 2004년 21개월이던 특허심사처리기간이 지난해 말 현재 17.6개월로 단축됐고 올해 말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10개월로 단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사기간 단축과 심사품질과의 관계는 없나요. ▦심사기간 단축이 심사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특허청은 고품질 심사를 위해 6시그마를 도입해 심사품질관리를 표준화했고 심사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심사과정을 기록하는 심사노트제를 확대 실시했습니다. 메카트로닉스ㆍ바이오닉스 등 복합기술출원의 정확한 심사를 위해서는 관련기술분야를 전공한 심사관이 협의해 심사하는 협의심사제도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심사품질관리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입니다. 이제까지 거절이유가 발생할 경우 추가 청구항에 대한 심사 없이 보정을 요구하던 것을 바꿔 청구항 모두를 심사한 뒤 거절이유가 있는 청구항을 모두 열거한 뒤 출원인이 보정하도록 개선할 것입니다. -최근 지재권 침해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적절히 대처해야만 정당하게 지재권을 확보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우리 기술과 상품의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지재권 침해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년간 44개 국가에서 국내 166개 기업이 209건이나 피해를 입었습니다. 실제는 더욱 많을 것입니다. 특허청은 현재 1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법률자문단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지재권 침해에 대한 심판 및 소송비용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재권 침해피해가 많은 중국에 특허관 파견을 추진 중에 있기도 합니다. -특허청이 지난해 3월부터 정부기관 최초로 재택근무를 도입해 시행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시행결과는 어떤지요. ▦재택근무자 1인당 평균 심사실적이 목표 대비 17% 초과 달성됐습니다. 재택근무자들의 만족도도 87%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3월 현재 107명이 재택근무에 참여하고 있는데 최대 200명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조직내 ‘눈도장 문화’가 없어지고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정착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청장께서 간부회의시 영어 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뜻이 있습니까. ▦지재권은 국내만이 아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심사관들은 심사를 위해 외국의 선행기술조사를 해야 하고 PCT국제특허출원조사를 영어로 해야 합니다. 또 마드리드조약에 따른 상표심사를 위해서도 영어가 기본입니다. 전직원 모두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르도록 하고자 간부들이 솔선 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영어 간부회의를 도입했습니다. 향후 심사관 평가에도 영어실력이 반영될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특허청, 최고의 심사관이 되는데 영어는 필수입니다.
실무·기술 겸비 특허행정 적임 '정부혁신평가 1위' 핵심 역할

전상우 청장은 1977년 특허청 개청 이래 실무경험을 갖춘 최초의 내부 출신 청장이다. 행시 18회로 공직을 시작했고 산업자원부에서 산업정책과장 등을 지내면서 산업정책에 관한 기획업무를 주로 맡아오다 특허청 기획관리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행정과 기술을 모두 겸비, 특허행정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한 부하 직원들이 꼽는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다. 특허청에서 실시되는 많은 혁신아이디어가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심판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느 심판관 못지않은 많은 심판물량을 처리했고 이러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심판원장이 됐을 때는 제일 먼저 심판장들의 관행적 근무행태를 앞장서서 혁파했다. 그는 이러한 실무경험을 심사ㆍ심판분야 저서 3권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차장 시절 작게는 전자결재를 앞장서서 실천함으로써 대면결재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없애는 한편 크게는 특허청을 중앙행정부처 가운데 최초로 책임운영기관 행태로 경영방식을 바꾸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크고 작은 그의 이러한 노력은 특허청이 2005년 정부혁신평가에서 48개 전 부처 중 1위를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그의 일성은 '고객감동 경영'이었다. 책임운영기관이 가져다주는 기업경영마인드의 진정한 의미는 고객이 우리의 존립근거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특허청의 목표는 고객만족경영보다 한 차원 높은 고객감동경영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제안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정부혁신에 대하여도 그는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입장에서 접근한다. 2005년은 정부 전체적으로 유난히 '혁신피로감'이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그 당시 특허청 직원들과의 대화에서도 그가 일관되게 이야기한 것은 '혁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혁신이란 말의 의미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항상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고객의 입장에서 조금 더 편리하고 유익한 절차나 제도가 될 수 있느냐는 의식을 갖고 계속적인 개선노력을 한다면, 전 직원의 그런 노력들이 모여서 훌륭한 혁신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솔선수범, 전상우 특허청장의 리더십이다. ◇약력 ▦1953년 서울 출생 ▦1975년 서울대 자원공학과졸 ▦1996년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과장 ▦1998년 산업자원부 산업기술정책과장 ▦1998년 특허청 기획관리관 ▦2002년 특허심판원 심판장 ▦2004년 특허심판원장 ▦2004년 특허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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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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