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고유가' 악재에 발목잡히나?

증시에 다시 고유가 암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 5월 인도분 기준)를 넘어서면서 증시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에도 불구,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장중 1,430선을 회복하며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개인의 매물 압박에 밀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고유가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이로 인한 금리 인상 및 소비 둔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 글로벌 증시 '유가'에 촉각 = 이미 글로벌 증시는 유가 급등에 민감하게 반응, 사실상 조정권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전날 일본 토픽스지수와 닛케이225는 각각 1.43%, 1.35% 하락했다. 특히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로 금리민감주인 소매금융과부동산업종이 각각 3.10%, 3.04% 하락했으며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또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다우존스지수가 전주말 대비 63.87P(0.57%) 떨어진 1만1073.78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3대 주요 지수들이 동반 하락했다. 더구나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인해 수급악화 우려가 커지면서유가가 최고가 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창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주간 일본 증시는 조정양상을 보였는데 오를 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하락할 땐 1%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지속했다"며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도 아시아권 증시 조정과 맥을 같이 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가 급등 → 유동성 축소 현실화되나 = 무엇보다 전세계 증시가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이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주 중반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5%를 넘어서는 등 미국의 긴축기조가 예상보다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장기채 금리가 5%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유가가 70달러 이상에서 고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글로벌 유동성 악화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증시도 유가변수에 주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서면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가는 당분간 70달러를 웃돌다가 다시 60달러선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현상이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어 유가 악재가 일시적인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 팀장은 "다만 원유 수요가 주춤하는 있는데다 현재 낮아지고 있는 원유정제시설 가동률도 이달 이후부터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유가는 70달러 이상에서 정착될 가능성은 실제로 높지 않고, 60달러대로 회귀할 전망이어서 증시에도 일시적인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미 금리 움직임과 관련한 글로벌 유동성 위축 징후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이머징마켓펀드로의 자금 유입규모는 여전히 역사적 최고 수준이며 원유 선물시장에서의 투기적 계약건수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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