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뉴타운 1호 은평뉴타운마저 여전히 미분양 몸살

중대형 중심 690여가구 미분양 '서울시내 최대'<br>매매가도 약세… 1억 가량 붙었던 웃돈 거의 사라져<br>병원등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 주민 불편

은평뉴타운 사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 들었지만 편의시설 부족, 미분양 적체, 대중교통 시설 부족 등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은평뉴타운 3지구 전경.


"연초 전세난으로 반짝 수요가 늘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 뜸해요. 지난 한 두 달 사이 한 건도 못한 중개업소들이 부지기수다."(진관동 O공인 관계자) '뉴타운 1호'로 서울 서북권의 주거지형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됐던 은평뉴타운. 지난해말 2지구 입주를 마무리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지난 19일 찾은 이 일대는 인적이 뜸해 마치 수도권 외곽 신도시 같은 분위기였다. 단지내 상가는 빈 점포들이 쉽게 눈에 띄고, 그나마 입점한 점포들도 대부분 중개업소들이었다. 1만6,000여가구의 대규모 뉴타운이지만 지하철3호선 구파발역 주변은 대형 생활편의시설 없이 버스정류장만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편의시설 태부족에 상권 형성도 안돼= 단지 내 상가들은 사정이 심각했다.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는 임모씨(65)는 "주민들이 연신내 등 번화가에 나가 쇼핑하기 때문에 손님이 거의 없다"며 근심이 가득했다. 거주자들마저 외부 상권으로 발길을 돌리다 보니 자고 나면 점포가 문을 닫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중개업소들 역시 하루종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대형마트나ㆍ병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데다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아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평뉴타운 거주자인 이정수씨(53)는 "아이들이 아플 때 큰 병원이 없어 인근에 하나밖에 없는 소아과 의원이 북새통을 이룬다"며 "버스가 부족해 한 시간에 2~3대 오는 버스를 기다리다 등교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거래 끊긴채 가격도 약세= 거래도 얼어붙은 상태다. 봄 전세난이 수그러든 이후에는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은평뉴타운이 속한 진관동의 아파트 거래건수(계약일기준)은 3월 58건에서 4월에는 27건으로 급감했으며 5월 들어서는 단 10건(20일 현재)에 그치고 있다. 매매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입주직전 최고 6억원 안팎까지 올랐던 구파발역 주변 84㎡(이하 전용면적기준)아파트는 현재 5억~5억5,000만원선까지 시세가 떨어져 있다. 그나마 134㎡이상 대형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시세가 분양가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분양초기만 해도 1억원 가까이 붙었던 웃돈이 1년여만에 거의 사라져 버린 셈이다. 전세가 역시 전세난이 해소된 이후에는 별 가격 변동 없이 84㎡형이 2억5,000만원선에 머물러 있다. 이지역 M공인 관계자는 "지난 3월 DTI 규제 이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많이 위축됐다"며 "뚜렷한 정책 호재가 없는 한 당분간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내 최대 미분양 불명예까지= 이 같은 거래 위축으로 은평뉴타운은 서울시내 최대 미분양 적체지역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다. 서울시 SH공사에 따르면 현재 은평뉴타운내 미분양 물량은 690여가구. 전체 분양물량 9,066가구 중 7%가 비어있는 셈이다. 미분양아파트는 대부분 134㎡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다. 이들 아파트의 분양가가 5억~8억7,0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대략 5,800억원 가량이 묶여있는 셈이다. SH공사는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할부분양을 진행하는 한편 판매를 알선한 공인중개사에게 0.4~0.6% 가량의 수수료를 떼어주는 인센티브까지 주고 있지만 실제 분양 실적은 저조하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분양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할인분양은 불가능하지만 임대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