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클릭 이사람] 이영미 서울지법 국선 변호사

서울 첫 국민참여재판서<br>강간 피의자 변론 맡아<br>"준비하느라 정신없어요"

“국민참여재판을 준비하느라 법률서적을 30만원 어치나 샀습니다. 준비할 게 너무 많아 정신이 없네요”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국민참여재판에서 강간 피의자 장모씨에 대한 변론을 이영미(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가 맡게 됐다. 이 변호사는 올해 나이 32살의 젊은 여 변호사. 2년 전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국선변호사로 임명됐다. 사법연수원 시절 앞길이 창창했지만 졸업 후 바로 국선변호사로 진출해 잔잔한 화제를 남겼던 변호사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국선변호사의 매력이 이 변호사를 확 잡아 끌었다고 한다. 그간 한 달 평균 40여건의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피고인의 억울한 사정에 몰래 눈물을 훔친 적도 있고, 가난한 피고인에게 차비를 쥐어준 적도 있다. 하지만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피고인, 법정에서 거짓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는 피고인을 보며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도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지난 2년간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실력 있는 국선변호사로 거듭났다. 이 변호사를 아는 법원의 판사들은 ‘당차고 똑똑한 변호사’라고 입을 모은다. 이 변호사가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맡게 된 사건은 강간 등 상해 사건. 피의자 장 씨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구속기소 됐으나 자신은 집을 잘못 알고 들어가 집주인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주먹을 휘둘렀지만 성폭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간 피의자에 대한 사건이라 젊은 여자 변호사로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개인적인 감정과 법률적으로 따져 볼 부분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져 피고인의 억울한 부분을 풀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처음 열려 더욱 관심을 모을 이번 국민 참여재판에서 이 변호사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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