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엔화강세 저지 외환시장 개입

그동안 엔화 강세를 저지키 위한 외환 시장 개입을 부정해온 일본 정부가 3일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인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지난달 말 재무성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시인했다. 미조구치 재무관은 또 환율안정을 위해 사전적이면서 기동성 있는 대규모 시장 개입도 가능하다고 덧붙었다. 이에 따라 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전장보다 1엔 이상 떨어진 달러당 120.92엔까지 급락했다가 오후 3시 현재 12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 정부 왜 외환시장 개입하나= 이라크 정세가 급박해지고 미국의 경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져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정부가 방어적 차원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일본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한 일본 정부의 불가피한 선제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6% 이상 오르면서 일본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큰 타격을 입었고 디플레 압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이번 외환시장 개입은 엔화 가치가 117엔대로 급등한 지난달 24일과 27일께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긴 `이면개입`이 특징이다. ◇시장 개입효과는 장기간 지속되기 힘들 듯=약 6,800억엔 규모로 추정되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가 급반전됐지만 시장 개입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 코메르츠방크의 카말 샤마 외환전략가는 “전통적으로 회계연도 말에는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시장 개입은 엔화를 소폭 되돌려 놓는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월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은행과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향상시키기 위해 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경향이 있어 엔화 강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시정할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엔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것은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시장개입으로 엔화 약세보다는 엔화 안정 효과는 다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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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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