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섹스 많이 할수록 에이즈로부터 안전?

■ 발칙한 경제학 (스티븐 랜즈버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섹스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같은 병으로부터 더 안전하다? '런치경제학'으로 유명한 교양 경제학의 대가 스티븐 랜즈버그 로체스터대 교수의 논리는 이렇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남자 '조신남'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바람남' 그리고 짝을 찾아다니는 '매력녀'가 있다고 하자. 파트너를 찾던 '매력녀'가 모처럼 클럽에 나온 '신중남'을 만난다면 그녀가 '바람남'과의 하룻밤을 통해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사라진다. '조신남'이 섹스를 더 많이 하면 에이즈의 확산 속도를 떨어뜨리는 데도 유익하다. 그는 다른 사람의 감염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걸렸다 하더라도 '바람남' 만큼 활발하게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서 문제는 '조신남'이 클럽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인데 저자는 유인책으로 무료 콘돔을 제공할 것을 주장한다. 황당한 얘기지만 저자는 진지하고 논리는 명확하다.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고정관념이 팽배한 세상을 '비용, 편익, 스필오버(spilovetㆍ파급)' 같은 경제적 개념을 적용해 비판적으로 보라는 것. '조신남'의 클럽행은 '매력녀'나 그녀의 다른 파트너에게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지 정작 그 자신에게 외출은 희생(비용)이 된다. 자신의 비용에 대한 편익이 온전히 되돌아온다면 합리적이지만 타인에게 '스필오버' 될 경우 비논리적 결과를 불러오고, 그 보완책으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화재를 줄이기 위해 소방관들에게 구해낸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주라는 것도 같은 맥락.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을 줄이는 방법으로 새로 오는 사람을 줄 앞에 새치기 하도록 규칙을 바꿔 뒷사람이 포기하고 돌아가게 만들라는 역발상을 제시한다. 정치와 사법제도 개선, 효과적인 기부방법 등도 흥미롭다. 저자가 워싱턴 포스트 계열 웹진 '슬레이트'에 연재한 칼럼들 중 논쟁이 격렬했던 것을 묶은 책으로 원제는 'More Sex Is Safer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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