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기의 품질은 똑같다? 그렇지 않다. 다 똑같아 보이는 전기에도 품질은 있다.’ 전기의 품질은 송배전 손실률, 연간 정전시간, 규정전압 유지율 등을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행히 한국 국민들은 지금도 세계 최고 품질의 전기를 쓰고 있다는 평가다. 알고 쓸수록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게 바로 우리나라의 전기다. ◇전력손실률ㆍ정전 방지, 세계 톱 반열에=2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력설비의 대표적인 효율성 지표인 송배전 손실률이 지난 1960년대 30%선에서 지난해 말 기준 4%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송배전 손실률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총 전력량 중 송전선로ㆍ배전선로 등의 이동 과정에서 사라지는 비율.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의 수치는 미국(6.7%), 영국(8.9%), 프랑스(6.7%), 독일(5.7%), 이탈리아(6.2%), 일본(5.1%ㆍ이상 2005년 기준) 등 주요 선진국을 크게 앞선 실적이다. 이는 곧바로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 송배전 손실률 1%에 해당하는 손실 전력량을 발전원가로 환산할 경우 손실률이 1%포인트 감소할 때 연간 약 2,000억원(2006년 기준)의 발전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발전원료로 석유만을 사용할 경우 1%포인트의 손실을 줄였을 때 연간 약 4,900억원의 유가를 절감하는 것과 같다. 연평균 정전시간도 세계 톱 수준이다. 국내 전기의 연평균 정전시간은 17.2분으로 프랑스 57분(2004년), 영국 68분(2004년), 미국 138분(2003년)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다. 정전시간이 줄면서 정전에 따른 생산중단 등 사회적 정전비용도 함께 줄었다. 미국과 우리나라 정전시간의 차이가 120분임을 감안할 때 이를 사회적 정전비용으로 환산해보면 연간 1,68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대형 정전사태도 불과 하루면 오케이(OK)!=정전피해 복구 신속성도 여타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2007년 태풍 나리로 28만6,000가구에 정전사태가 발생했지만 하루 만에 복구됐다. 또 144만7,000가구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매미 때에도 복구까지는 5일이 소요되는 데 그쳤다. 반면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330만가구에 정전사태가 발생한 뒤 이를 복구하기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전기의 품질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또 다른 지표 중 하나인 규정전압 유지율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규정전압 유지율이 99.9%에 달하고 있다. 미국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이다. 전기 선진국인 대만은 1999년에야 95.9%의 규정전압 유지율을 기록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여러 지표를 비교할 때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의 품질은 1등급”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해외로의 전기 수출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