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BIS비율 6.16%는 '이강원체제속 외환銀 매각' 포석"

최경환의원 의혹제기… "금감원, BIS비율 최신 자료 무시"

금융감독원이 2003년 외환은행의 연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을 산정할 때 매각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6.16%를 선택한 것은 당시 이강원 행장의 교체없이 매각을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금감원이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연말 BIS 비율 전망을 수립하기 위해 당시 보유하고 있던 9.14% 전망을 무시했다는 것도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16일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에 따르면 2003년 7월 금감원이 외환은행으로부터 받은 BIS 비율 전망치는 `5.42%→5.25%→6.06%→6.16%'로 4차례 변한다. 금감원은 2003년 7월15일 10인 비밀회의에서 외환은행이 제출한 5.4%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수정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해 6.16%를 최종 전망치로 결정한다. 그러나 6.16%는 적기시정조치제도상 BIS비율 6% 미만에 적용되는 경영개선 요구단계보다 높은 경영개선 권고 단계라 합병.금융지주사 편입이나 제3자 인수, 영업일부 양도 계획 수립 등 매각 관련 작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잠재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는 은행측의 5.4% 전망 대신 6.16%로 결정한 것은 당시 이강원 행장 체제 하에서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기기 위한 목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BIS비율이 6% 미만이 돼 경영개선 요구를 받게 되면 임원진 교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시 매각을 주도했던 이강원 전 행장 등 핵심 실무진의 교체가 불가피해져 론스타에 은행을 넘기는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당시 진행되고 있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003년말 BIS비율 전망치를 5.4%가 아닌 6.16%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예외승인이 됐기 때문에 현행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금감원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 의원은 백재흠 당시 은행검사1국장이 2003년말 BIS 비율 전망치 9.14%를 갖고 있었지만 2003년 3월말 실적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 최신 실적을 토대로 새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금감원의 해명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의문의 팩스 5장에 적용된 자료가 더 오래됐기 때문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의문의 팩스 5장에 있는 중립적 시나리오는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실사 자료를, 비관적 시나리오는 연말계획을 바탕으로 산정됐다. 이 가운데 PWC 실사자료는 2002년말 자산을 기준으로 2003년 3월과 4월 실사를 통해 삼일회계법인이 산정했던 자료다. 연말계획 역시 2002년말 자산을 기준으로 2003년말을 예측한 자료다. 2003년 6월 금감원이 3월말 자산 기준을 전제로 연말 BIS비율 9.14%를 예측한 `한국외환은행의 BIS비율 점검결과' 보고서가 6.16%를 제시한 비관적 시나리오 비해 더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9.14% 전망에는 하이닉스와 현대종합상사, SK글로벌의 청산과 현대상선 여신의 고정 분류, 두산중공업 출자주식의 시가평가 전환 등 최악의 사정을 가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2003년 7월21일에 그해 연말 외환은행 BIS 비율을 6.16%로 전망한 이곤학 수석검사역은 같은해 5월과 6월, 7월 석달동안 3번에 걸쳐 연말 전망을 8~9%대로 예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조사역은 2003년 5월 작성한 `외환은행 경영취약부문에 대한 조치방안'에 외자유치에 실패한다는 가정하에 연말 BIS 비율을 8.44%로 예상했다. 6월 작성한 `한국외환은행의 BIS 비율 점검결과' 보고서에서는 9.14%를, 7월16일 작성한 `조흥 등 7개 은행의 BIS비율 점검결과 및 조치방안' 보고서에서는 9.1%로 전망했다. 최 의원은 "새로운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더 오래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팩스 5장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기초로 외환은행을 매각한 데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 조사역은 1주일만에 8~9% 전망을 6.16%로 바꾼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금감원 백 국장은 "외환은행 측에서 당연히 2003년 6월말 실적을 바탕으로 6.16%를 산정했을 것으로 생각해 기초 자료 시점을 확인하지는 않았다"며 "금감원은 외환은행 매각의 판단 기준이 될 지 모른 채 다양한 전제에 따라 여러 BIS비율 전망을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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