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내성 생겼나

원·엔환율 급락에도 對日수출 늘고 수입은 줄어<br>산자부 "일시 현상" 분석속 "체질강화" 긍정론도


‘원ㆍ엔 환율 급락에도 내성이 생긴 것일까(?)’ 지난해부터 원ㆍ엔 환율 급락세가 지속돼왔지만 대일무역 수출입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통상 원ㆍ엔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인 일본 기업보다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 87년 26%까지 치솟았던 수출 증가율이 대표적인 원ㆍ엔 환율 하락기였던 90년에는 -1%로 가라앉았으며 2000년 또 한 차례 원ㆍ엔 환율 하락이 닥치자 수출 증가율이 -13%로 위축되는 경험을 했다. 그러나 원ㆍ엔 환율 1,000대가 붕괴되고 ‘1대9’ 현상이 고착됐던 2005년에는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호조세를 유지했다. 대일수출 증가율은 10.7%로 전년(25.6%)보다 줄었지만 두자릿수가 유지됐으며 수입 증가율은 전년의 27.1%에서 4.9%로 크게 하락했다. 이 같은 양상은 원ㆍ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2월 중 대일수출 증가율은 16.3%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수입은 4.6%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매년 기록을 경신해왔던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정체 내지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우선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도성 산자부 무역유통국장은 “환율이 절상됐다고 당장 수출금액 감소로 연결되는 게 아니다”며 “먼저 영업이익률 감소 등 채산성 악화가 오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수입을 줄이면서 현재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국장은 아울러 “대일수출 증가율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일본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수입 증가율이 늘지 않은 것은 우리의 내수가 좋지 않아 설비투자가 본격화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원ㆍ엔 환율 하락세가 1년 이상 계속되고 있음에도 수출 전선에 큰 이상이 없고 대일적자 규모는 오히려 개선 기미를 보이자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수출 경쟁력이 과거처럼 환율에 의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기보다 부품소재 국산화로 승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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