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네스 앞에서 발길 돌린 엘리자베스 여왕

오랫동안 갈등 관계였던 아일랜드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아일랜드의 문화적 상징인 기네스 맥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음은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군인 필립공은 아일랜드 방문 이틀째인 18일 더블린의 기네스 맥주 양조장을 찾았다. 기네스는 아일랜드가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맥주 회사로 양조장은 이 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여왕 부처가 더블린 시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공장 7층의 그래피티 바에 올라오자, 양조 전문가인 페르갈 머리는 맥주를 따르는 여섯 단계를 설명하며 즉석에서 하얀 거품이 가득한 기네스 맥주를 두 사람 앞에 내놓았다. 다음달이면 90세가 되는 필립 공은 파인트(570㎖) 잔에 가득한 맥주를 보며 머리에게 “당신은 나에게 이 맥주를 팔려고 하는군요”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필립공은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박수를 치고 여왕 부처에게 시음을 권했지만 맥주잔을 바라만 보던 여왕은 결국 잔에 손을 대지도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필립공 역시 맥주잔을 보다가 못내 아쉬운 듯 자리를 떠났다. 머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필립공은 분명히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가 맥주를 마실 것이라 생각했다”며 “나는 필립공의 눈을 보며 그가 맥주에 유혹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네스 양조장이 이 날의 첫 일정이었던 데다, 이후에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와의 접견이 예정된 까닭에 맥주 냄새가 날 것을 우려한 여왕 부처가 시음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인 아이리쉬 이그재미너는 “여왕이 기네스를 마셨더라면 아일랜드의 영국에 대한 거부감이 좀 더 누그러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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