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만부를 돌파한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중장년층들이 남긴 댓글에는 ‘얼마 전 떠나 보낸 어머니에 대한 회한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글귀가 자주 눈에 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종의 터부로 여겨졌던 중년 남자의 감정표현이 다소 자연스러워지는 분위기다. 남자는 듬직하고 과묵해야 한다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다. 한국은 지난 세대 개발 중심의 사회분위기에 내 몰려 책임감이 강한 남성성을 요구했다면, 미국은 슈퍼맨ㆍ로보캅ㆍ터미네이터 등 영웅을 갈망하는 남성성이 전통적으로 우대받아왔다. 어머니에 대한 중장년층 남성의 회한의 정체가 ‘헌신적인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죄스러움’이라고 한다면 아버지는 평생 경쟁자로서 혹은 벗어나야 할 그늘 등 엄마를 향한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심리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평생 아버지를 미워했던 남성들을 통해 그들이 진정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특히 여성보다는 감성 표현이 자유롭지못한 남성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중독, 알코올 중독, 가족에 대한 폭력 등 비이성적인 남성들의 행동은 미숙한 인간관계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속병이 돼버린 우울증이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강한 남자’ 신드롬에 내몰린 남자들이 겪는 심리 갈등과 해소하지 못한 감정이 폭발해 거친 행동을 하면서 속앓이를 하는 남성들의 고민을 속시원하게 털어놓는다. 저자는 지난 20여년간의 치료경험을 통해 남성의 우울증이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말해준다. 먼저 자신의 고통 앞에 정직하게 그리고 용기있게 나서 스스로 닫아버린 인간관계를 열어 제치라고 권한다. 그것만이 자기 학대와 우울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5,000원 ● 함께 읽으면 좋아요 ‘남자가 정말…’이 남성들의 속내라면 지난 5월에 출간된 ‘어머니를 돌보며’(부키 펴냄,1만1,000원)는 중년의 딸과 어머니의 관계를 재조명한 책이다. 갑자기 파킨슨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려고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집에서 살게 된 작가인 버지니아 스템 오언스가 7년 동안 어머니를 돌보며 쓴 일기 형식의 에세이다. 60대 나이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저자는 자신도 늙어 노인 소리를 들을 나이에 늙고 병든 부모를 돌보는 일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