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영 연합군의 충격과 공포 작전에 맞선 이라크군의 모래폭풍 반격이 시작됐나`
바그다드 인근에 집중 포진했던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일부가 모래폭풍의 엄호를 받으며 남부 거점도시로 향했다. 미ㆍ영 연합군도 이 지역에 대한 전력 보강을 서두르고 있어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 병력 일부 남부도시로 이동
CNN 방송은 27일 바그다드 외곽에 배치됐던 공화국 수비대 일부가 1,000여대의 장갑차와 탱크, 트럭 등을 앞세워 남쪽으로 진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를 포착한 미 7기갑연대 장병은 연합군 사령부에 폭격을 요청했으나 모래폭풍으로 인해 전투기들이 발진하지 못한 것으로 이 방송은 전했다. 모래폭풍이 이라크군을 공습으로부터 보호해 준 셈이다.
이 밖에도 이라크군의 이동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미 제1 해병원정대 정보 장교들은 26일 공화국 수비대 병력 3,000명이 바그다드에서 알 쿠트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또 다른 이라크군 병력 2,000명도 알 쿠트 남쪽에 배치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70~120대의 이라크 장갑차와 트럭들 역시 바스라시 남부에서 나와 북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도 남부거점 우선확보로 선회, 추가파병 결정
이라크군이 남부 도시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바그다드 인근에 배치된 미군 일부도 남쪽 전선으로 이동하고 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미 국방부는 또 중화기로 무장한 미 보병 제4단을 비롯한 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 투입, 이들 전선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미ㆍ영 연합군측은 이와 함께 이라크군의 이동 등을 감안해 남부도시를 확실하게 장악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연합군측은 남부 도시들을 우회하더라도 속전속결로 바그다드를 점령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바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이 생각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교전 격화로 피해 속출. 이라크군 사흘간 1,000명 사망 주장도
미ㆍ영 연합군과 이라크군의 남부 거점도시를 둘러싼 교전이 격화됨에 따라 양측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군의 한 장성은 지난 72시간 동안 바그다드 남부의 나자프 인근에서 이라크군 1,000명을 사살했다고 26일 말했다. 앞서 미군 당국은 전날 나자프 인근에서 이라크군과 개전 이래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여 이라크군 650여명을 사살하고 300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도 이들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음을 확인했으며, 미ㆍ영 연합군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연합군 북부전선 구축도 본격화
미 국방부는 26일 미 173여단 소속 특수부대 요원 1,000여명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 지역에 투입했음을 확인하면서 이들이 대규모 병력 공수를 위한 비행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ㆍ영 연합군은 조만간 남부 전선을 지원하기 위한 북부 전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부 전선이 구축될 경우 함무라비 사단 등 바드다드 북부에 위치한 이라크 병력의 남부로의 이동 배치를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세가 유리해질 경우 북쪽과 남쪽에서 함께 바그다드를 공략하는 양동작전을 펼칠 수 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