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나 세무당국 등의 계좌추적권 발동횟수가 지난 1998년 이후 5년간 2.2배나 늘었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정보요구기관에 제출된 문서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명의인에게 통보된 건수는 이보다 최소한 10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기관이 제공한 거래정보건수는 총 31만4,313건으로 이 가운데 본인동의로 제공된 6만3,549건을 제외한 25만764건이 금융거래 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 발동에 의해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됐다. 이는 지난 2001년의 26만4,716건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1998년의 11만4,623건에 비하면 2.18배로 늘어난 것이다.
기관별로는 법원, 검찰 등 사법기관의 발동건수가 98년의 1만6,562건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늘어 2001년 2만9,546건을 기록한 뒤 지난 해에는 급증세를 보이며 98년에 비해 3.3배인 5만4,703건에 달했다. 반면 국세청, 관세청 등 세무당국의 지난해 발동횟수는 6만9,818건으로 2000년의 8만4,237건 이후 2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지자체 등의 발동건수도 2001년 12만9,808건에서 지난해 9만3,378건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집계는 요구기관에 제공된 문서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명의인에게 통보된 건수는 2001년7월~2002년6월말까지 은행의 경우만 312만10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통보건수를 기준으로 한 실제 계좌추적권 발동건수는 적어도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