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노동계의 '12월 총파업'에 적극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조합원 수 15만명으로 민노총 핵심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노동계가 정부의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법 내년 강행 방침에 맞서 빼든 '12월 총파업'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충주호리조트에서 열린 제25차 금속노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금속노조 여러분들의 각오와 결의가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를 좌우한다"면서 "12월 민주노총 총파업에서 금속노조가 선봉에 서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임 위원장의 요청에 대해 민노총의 투쟁방침은 따르겠지만 예전처럼 총파업 대열의 선두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최근 무르익고 있는 양 노총의 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12월까지 지역지부장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등 현장상황이 총파업에 적극 나서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총파업 여부는 오는 27일 단위사업장 대표자대회와 12월16일 1만 간부 상경투쟁 등 민노총 일정을 따른 뒤 그 다음 상황을 봐서 이야기할 문제"라고 일정한 선을 그었다.
실제 금속노조는 현재 기업지부 해소방안과 지역지부장 선거 등 조직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이번 총파업에 앞장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25일까지로 설정된 노사정 6자회의가 결렬 수순으로 가고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총파업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민노총 지도부와 조직 내부문제 해결을 우선하는 금속노조 간에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현행 규약상 근거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까지 기업지부를 둘 수 있게 하는 규약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지역지부 전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금속노조와 최대 단일노조인 현대자동차 지부와의 마찰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