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사원, 임원까지 '22년'
부장승진 100명중 5명…인재중시 '발탁인사' 확산…'승진 정체율' 심각해져
한동수 기자 bestg@sed.co.kr
어렵사리 대기업에 취직한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오르는데 적어도 22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업체의 꽃’이라는 부장까지 승진할 수 있는 비율도 신입사원 100명 중 5명 꼴에 머무르는 등 인사제도가 갈수록 깐깐해지고 있다. 게다가 연령ㆍ성별과 상관없이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중시하는‘발탁 승진’까지 확산되고 있어 샐러리맨들을 이래저래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일 종업원 100인 이상 기업 396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승진관리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졸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하자면 평균 22.4년의 기간이 지나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정상 승진 연수인 평균 20년보다 2.4년이나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사무직의 경우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는 데 4.1년이 걸리는 것을 비롯해 ▦과장→차장 4.5년 ▦차장→부장 4.6년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기간만 5.0년으로 평균치(5.6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대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발탁 승진제도가 부장급을 겨냥한 임원인사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총은 분석했다.
이번 조사결과 승진 대상자명단에 올라도 실제 직위가 올라가는 비율은 절반수준(44.5%)에 머물렀다. 직위별로는 ▦대졸신입→대리 57.4% ▦대리→과장 45.4% ▦차장→부장 33.6%로 조사돼 직위가 높아질수록 승진율도 덩달아 떨어졌다. 다만 중소기업 승진율은 75.0%로 대기업(43.2%)을 월등히 웃돌았다.
상급 직위 대비 승진대상자의 비율을 나타낸‘승진 정체율’은 대기업 사무직의 경우 40.1%, 생산직은 31.5%으로 나타나 일정 기간에 승진하지 못할 경우 아예 승진 자격조차 박탈하는 ‘직급정년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13.1%가 직급정년제를 도입했으며 앞으로 실시할 예정인 기업도 16.2%에 달했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좋고 높은 노조조직률로 해고가 자유롭지 않아 승진 대상자의 누적 현상이 중소기업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직급정년제 도입으로 승진 정체 현상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5/30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