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봇스포츠, 로봇산업 발전 이끈다

축구·댄스·격투·농구등 각종 경기대회 인기<br>단순한 오락넘어 SW·통신산업등 크게 기여<br>일반인들 관심함께 기업들 적극지원도 필요

격투로봇

농구로봇

가로세로 각 2m의 경기장 안에 6개의 조그만 상자모양 로봇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공을 굴리고 있다. 상대편의 골대 안에 골을 집어넣으면 점수가 올라간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정교한 세트플레이도 구사한다. 경기장 주변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 나온다. 축구로봇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인간 관중의 감정이 투영된 플레이어(선수)가 된다.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로봇산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봇경기대회가 각광을 받고 있다. 로봇경기는 스포츠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첨단 과학기술이 결합, 새로운 형태의 오락으로써 뿐만 아니라 첨단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로봇경기는 지난 95년 로봇축구대회가 열리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유명한 김종환 KAIST 교수가 로봇축구를 처음 창안한 것. 이분야에서 한국은 종주국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로봇연구팀들이 참여하는 로봇월드컵은 올해로 벌써 제10회째. 올해 대회는 오는 8월 현대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에서 열린다. 로봇축구는 양팀이 각각 3대이상의 작은 로봇을 움직여 상대 골문에 공을 넣는 게임이다. 축구로봇에는 이동용 바퀴와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자기편이나 상대편 로봇의 위치를 파악하는 센서 등이 필요하며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중앙컴퓨터가 사용된다. 게임에 참가하는 로봇 숫자가 늘어날수록 컴퓨터의 머리도 좋아져야 한다. 단순히 입력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순간순간 상황에 맞춰 플레이를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상으로 지능을 높인 팀이 승리하게 된다. 로봇축구는 최근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로봇이 축구경기를 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로봇축구와 함께 인기가 있는 것은 로봇격투다. 로봇격투는 크게 로보원(ROBO-ONE) 대회와 배틀봇(BattleBots) 등 2가지로 나뉜다. 인간형 로봇끼리 겨루는 로보원대회는 일본에서 유래했다. 최근 국제대회도 생겨 오는 28~29일 부산 BEXCO에서 벌어지는 제2회 아시아로보원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 등 5개국에서 참가한다. 특히 한일간에는 마징가와 로보트태권V의 결투로 관심을 끈다. 미국식 배틀봇도 최근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작동을 멈출 때까지 상대를 파괴하는 배틀봇은 파괴욕구라는 인간 본성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으나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로봇 스포츠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오락거리를 주는 것을 넘어 로봇산업 발전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뮬러원 같은 자동차경주대회가 자동차기술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완전한 인간형 로봇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능 뿐만 아니라 배터리ㆍ모터ㆍ센서ㆍ외장소재 등 수많은 부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휴대폰ㆍLCD 시장을 석권한 동력이 소비자들의 왕성한 수요였음을 볼 때 로봇경기에서 그런 관심과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것이 로봇산업 종사자들의 기대섞인 희망이다. 다만 로봇경기에 대한 관심이 대학ㆍ연구소 수준을 벗어나면 아직 중소ㆍ벤처기업에 머물고 대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일본의 경우 소니나 혼다자동차 등이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는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대한로봇축구협회장이기도 한 김종환 KAIST 교수는 “로봇은 소프트웨어ㆍ통신ㆍ기계조립 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된 복합산업”이라며 “우리나라가 로봇축구 세계최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일반인들의 관심과 함께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기술재단은 지난 13일부터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 T광장에서 전국 대학생이 참여하는 ‘로봇유니버시아드 페스타 2005’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 축구ㆍ농구ㆍ격투ㆍ댄스ㆍ서바이벌에 등 5개 종목에 50개 대학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 힘과 기량을 겨룬다. 매 2ㆍ4주 금요일마다 치뤄지는 예선을 거쳐 오는 10월21~23일 COEX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기술대전에서 최종 승자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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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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