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한민국은 '영화제 공화국'?

국내서 한해 100여개 행사 우후죽순…<br>"차별화 안돼" 관객 외면·협찬 감소추세<br>일부선 "영화제 전반 실태점검 필요"


대한민국은 '영화제 공화국'? 국내서 한해 100여개 행사 우후죽순…"차별화 안돼" 관객 외면·협찬 감소추세일부선 "영화제 전반 실태점검 필요"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영화제 공화국'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 100여개의 크고 작은 영화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영화제 거품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제 간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관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협찬사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특히 기업들도 영화제가 범람하면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 협찬ㆍ후원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게다가 정부가 지원하는 영화제는 10여개에 육박하지만 영화제가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화인들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나서 국내 영화제 전반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A영화제는 요즘 온라인 협찬사를 구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국내 포털 사이트 한 곳과 협찬 제휴를 추진 중이지만 업체에서 소극적인 입장. 이 포털 관계자는 "A영화제는 최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해 영화제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협찬하지 않을 것이다"며 "그러나 오래 전부터 후원해 오고 있는 영화제는 성공적으로 정착해 향후 협찬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조차도 협찬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로 13회를 맞고 있지만 협찬ㆍ후원사 유치가 어려운 과제라고 영화제 측은 호소한다. 최근 기업들이 영화제 홍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협찬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해 부산영화제는 전체 88억원의 예산 중 후원ㆍ협찬으로 31억원을 조달, 부러움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스폰서를 빨아들였다는 비아냥도 모자라 J기업으로부터 10억원을 받은 대가로 해당기업 로고를 남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체들은 협찬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잡음에 주목, 스폰서로 나서는데 주저하고 있다. 영화제 난립에 따른 과열경쟁을 드러내는 사례도 있다. 6일 오전11시 충무로 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가 각각 대한극장과 프레스센터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동종 업계에서는 기자회견 날짜를 피해서 잡는 게 상식. 홍보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외부에 지나치게 경쟁하는 것으로 비춰져 협의 하에 조정하는 게 관행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제는 배우 일정 등의 사정을 핑계로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강행하기로 했다. 더욱이 전주국제영화제도 1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고 있어 영화인들로부터 핀잔을 받고 있다. 지난해 1회를 치른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 경쟁 부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이미 도쿄영화제ㆍ광주국제영화제 등의 실패 사례에서 보듯 경쟁부분 도입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도 전문적 사전 조사ㆍ대비 없이 일부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 중구청이 지난 1월 충무로영화제 2기 운영위원장으로 연예인 이덕화씨를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뒷말이 따른다. 영화계내 친(親) 이명박계 인사인 이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영화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영화인들과도 최근 교류가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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