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갖고 정국 정상화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양당 대표 회동은 지난 11일 황 대표가 민주당의 당사 이전 축하차 김 대표를 방문한 뒤 2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설치,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수사 등 이른바 '양특'의 수용을 새누리당에 거듭 촉구하면서 "정국 정상화를 위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등 4인이 이끄는 협의체를 만들어 신속하게 결론을 합의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어 '4인 협의체'에서 논의할 안건으로 ▦특검∙특위 문제 ▦정기국회 법안∙예산안 처리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을 꼽았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황 대표는 3~4일 내로 답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유일호 새누리당,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이 회담 종료 직후 공동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황 대표는 또 "여당이 어렵게 특위를 수용한 만큼 전례대로 (쟁점 현안과) 예산안을 분리해 조속한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황 대표가 4인 협의체 구성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새누리당 내에서 특검은 물론 이를 논의하게 될 협의체 구성에 반대하는 여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수용 불가 방침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황 대표가 3~4일 내로 총의를 모아 당론을 뒤바꿀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상황이다.
양당 대표가 최근 한 달간 두 번의 회동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