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그룹 '3형제 分家' 새판짠다

현대그룹 '3형제 分家' 새판짠다 자구안 이후 어떻게 바뀔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자구안 마련을 계기로 그룹의 '판'을 다시 짠다. 이는 전자를 그룹에서 조기 계열분리시키며, 전자의 자회사인 오토넷을 현대자동차 소그룹에, 건설의 인천 철구공장은 인천제철이나 중공업에 매각하는 등 형제들간의 소유 계열사 변동과 계열사간 지분변동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보면 된다. 현대의 변화는 건설의 단기 유동성 문제에 대한 해소차원에서 시작됐지만 그룹의 틀을 바꿀 정도로 변화가 커지면서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는 것. ◇건설 자구안=현대는 건설의 자구안에 전자의 계열분리와 오토넷 등 계열사 매각, 건설 보유 서산농장 및 계동사옥 매각,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 일가의 사재출자, 건설의 가신경영진 퇴진 등을 담기로 했다. 전자의 계열분리는 당초 오는 2003년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것을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선과 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전자 지분 9.25%, 7.01%를 3% 아래로 낮출 계획이다. 매각시기와 물량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매각대상 지분을 국제 컨소시엄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3형제간의 화해로 계열사와 지분 주고받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카오디오 부품업체인 오토넷은 MK 계열의 기아자동차가 인수한다. 아직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78%중 15% 정도를 1,200억원에 인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2.69%(960억원 상당)은 MK계열의 모비스(옛 정공)가 인수하게 된다. 건설소유의 인천철구공장(400억원)과 계동사옥(1,800억원)은 MJ 계열의 중공업이 매입에 나서고 있다. 현대는 서산농장을 일반매각해 6,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우선 토지개발공사와 위탁매매계약을 체결, 우선 2,100억원을 긴급 지원받기로 합의가 된 상태다. MH의 사재출자도 이루어 진다. 전자지분 1.7%(604억원), 상선 4.9%(123억원), 종합상사 1.22%(9억원)중 일부를 매각해 300억~4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재편되는 현대=MH의 본가와 MK의 자동차 소그룹, MJ의 중공업 소그룹, MH계에서 떨어져 나와 별도로 독립하는 전자 소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MH 계열은 그룹의 모태인 건설과 새로운 지주회사인 상선을 대표로 엘리베이터와 증권, 석유화학 등이 주력이 된다. MH는 건설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앞으로 투신에서 추진하는 AIG로부터의 외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건설과 상선, 증권을 그룹의 3두마차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MK 계열은 현대차와 기아차, 차 부품 생산업체인 모비스, 오토넷, 인천제철, 강관 등이 중심이다. MK는 한층 강화된 지배력으로 차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MK의 현대차 지분은 3.65%로 우호지분인 자사주 10.38%를 합해도 14.03%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정주영 전 명예회장으로부터 2.69%를 사들임에 따라 지분이 10.0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0.16%를 가진 최대주주며, 다시 기아차는 정공 지분 20.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들 3개사가 서로 최대주주로 엮여 있는 것. MK는 현대차에서 우호지분을 모두 합할 경우 24.12%의 지분을 확보, 차그룹의 지배력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MJ 계열은 중공업, 미포조선 등 조선회사와 고려산업개발, 울산종금으로 이루어 진다. 그룹 본사인 계동사옥을 인수함에 따라 명실공히 MK, MH와 함께 그룹을 3등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립경영의 길 접어든 현대전자=독립경영 시대를 맞게 된다. 현대전자의 대주주는 상선(지분 9.25%)과 중공업(7.01%)이다. 이들이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면 사실상 대주주가 없어지게 된다.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들 매각대상 지분을 "국내보다는 국제 컨소시엄에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 반도체업체나 금융그룹이 유력하다는 것. 이는 현대전자가 독립경영을 이어가면서 지분투자만 받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년 1ㆍ4분기까지 2조3,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갚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전자로서는 조기 계열분리가 자금확보에 훨씬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는 것은 대외신인도를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는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원을 마련하기 위한 신용평가를 다음주까지 마칠 계획이다. 외자유치 작업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사는 2조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며 일부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가 보유한 통신주 매각도 본격화 되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 주식 1,300만주를 미국계 증권사인 CSFB에 650억원에 팔았다. 남은 439만주도 매각할 계획이다. 이밖에 보유한 온세통신 1,188만주, 신세기통신 447만주, 두루넷 679만주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8월 한국통신프리텔을 CSFB에 팔아 1억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이를통해 '홀로서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채수종기자 조영주기자 입력시간 2000/11/16 16:3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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