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5월 경기선행지수 0.5% 상승

두달째 올라 회복론 우세 >>관련기사 미국의 5월 경기선행지수가 0.5% 올라 올 연말께 미국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미국 소비자단체인 컨퍼런스 보드가 앞으로 3~6개월 동안의 경기활동을 예측, 매달 발표하는 지수로 5월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은 올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번 경기선행지수 상승률은 지난 1999년 12월 이래 가장 큰 폭이며, 지난 4월의 0.1% 상승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탔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이 진정한 경기 회복의 징후인지, 아니면 단순한 지표상의 반등인지 명확하지 않아 '경기선행지수 상승=경기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외형적으론 경기회복론 우세 컨퍼런스 보드의 경제학자인 켄 골드스타인은 "이번 5월 경기선행지수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섯 차례의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는 효과가 가시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기업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 채산성이 좋아지고 그 만큼 투자를 재개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고용 측면에선 더 많은 근로자를 채용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실업률은 낮아 진다. 특히 얼어 붙었던 개인들의 소비심리도 풀리고, 이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의 생산활동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한마디로 골드스타인이 언급한 FRB의 금리인하 효과는 바로 이 같은 교과서적 분석을 근거로 하고 있는 셈이다. A.G. 에드워즈의 경제분석가인 폴 크리스토퍼 역시 "오는 3ㆍ4분기에는 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고 내년에는 3.5% 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들어 지난 3월까지의 반년간 1.4% 성장하는데 그쳤는데, 이 같은 성장률은 지난 91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20일 미 의회에서의 발언을 통해 "실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신뢰는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 국민들의 소비 활동이 약화됐다는 증거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언급을 들여다 보면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경기 상황을 그렇게 우려의 시각만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을 읽을 수 있다. ◆ 낙관하기엔 난관 너무 많아 그러나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선행지수 상승을 곧장 경기 회복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코노믹 사이클 리서치의 러서치 팀장인 애니번 배너지는 "외형상으로만 본다면 이번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데이터를 좀더 자세히 해석해 보면 그 효과 자체에 의구심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말대로 FRB의 금리 인하 후 기업들의 재고가 줄어 들고 소비 지출 역시 어느 정도 정상 궤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본 투자와 기업 수익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어 쉽사리 경기 회복을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조사담당 이사인 잭 비브는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경제 전망에서 가장 큰 위험은 기업들의 순익이 지속 감소함에 따라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경기 회복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민간 소비 역시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인플레 가능성도 복병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 의회 발언에서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주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레에 대한 논란은 FRB 자체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인플레 발생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경기선행지수 상승은 FRB의 금리인하와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상당 부분 선(先) 반영한 것인 만큼 현재 상태에서 미국 경기의 전망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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