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들 "이제는 주식 사야 할 때"

"이제는 주식을 사야 할 때다" 증권사들이 근래 보기드물게 강한 베팅에 나섰다. 하반기 진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주식을 사라며 다투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내수회복 더뎌도 주식은 간다"= 증권사들은 올 연초 내놓은 주식시장 전망에서 대체로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1,100∼1,2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연초 일부 거시지표의 회복조짐을 바탕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장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게 주된 근거였다. 그러나 실망스런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3개월만에 100아래로 밀려난 소비자기대지수 등 그간 반등의 주된 근거였던 거시지표회복이 사실상 기대수준에 못미치고 있음에도 '하반기 반등론'은 식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은 9일 내놓은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에서 "주식투자의 기준이 과거 경기 변수에 민감한 '모멘텀 투자'에서 '가치투자'로 바뀌고 있다"며 하반기에 최고 1,176포인트선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주식 비중확대를 강하게 권유하고 나섰다. 최근 경기 모멘텀 둔화에 수출 증가율마저 둔화되고 있음에도 기업의 절대 이익규모가 늘고 경기변동에 따른 이익변동률도 줄어드는 등 이익구조가 개선되면서 경기변동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반감되고 있으며 아울러 대외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축소속도가 완만한 점도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홍기석 증권조사파트장은 "환란후 제값을 못받던 한국기업들의 할인율이 줄어드는 등 '가치투자'를 할 만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경기 모멘텀 변화가 완만해도 주식시장은 뜰 수 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에 앞서 하반기 시장전망을 내놓은 여타 대형 증권사들도 일제히 '가치투자론'을 경기부진속 주가반등론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일 하반기 전망을 내놓은 대우증권도 "3.4분기 초반까지 조정을 거친 뒤상승 전환해 1,200선까지 오른 뒤 내년 초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리스크 축소에 다른 수급개선과 점차 상승 추세인 한국 시장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1,200포인트 수준에 도달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최고 1,130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현대증권도한국시장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상승추세 유지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현대증권은 "시장 컨센서스 이익을 바탕으로 본 현재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로 경기 확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저평가된 상태"라며 "적정 PER 9.3배를적용해 목표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 "경기회복 늦다" 우려도 여전= 물론 시장이 모두 하반기 반등론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멘텀'에서 '가치'로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최근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바이오 광풍' 등 투기성 성장주 열풍의 부정적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 중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증권 박상욱 투자분석팀장은 9일 보고서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5년마다찾아오는 성장주 붐이 항상 대세 하락 전환으로 이어진 점을 지적하며 무리한 투기장세에 대해 경고했다. 성장주 붐 시기는 ▲인플레 우려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리 인상 ▲금리인상막바지에 접어들며 금리인상 종결 이후 경기논쟁 ▲펀더멘털 악화 우려속 풍부한 수요 등을 공통점으로 하는데 결국 모두 성장주 붐은 급격히 가라앉고 주가랠리는 1,000포인트선을 찍은 상태에서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증시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결국 한국의경기상황을 주된 잣대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한국 경기전망이 그리 긍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씨티그룹증권은 지난달 말 내놓은 한국 증시 전략보고서에서 "증시가 경제 여건을 무시하고 강세인 반면, 채권은 수익률이 떨어지며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며"우리는 채권시장의 반응이 옳다고 믿으며 하반기에도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결국증시는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악평으로 이름높은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이코노미스트 역시"강세론자들은 신용카드 사용액과 소비자기대지수 등을 내수회복의 근거로 들어왔으나 실제 도.소매 판매 데이터는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수출과 생산 성장률은 1년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내수가 수출 둔화를 상쇄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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