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전원태 회장 "실패한 中企 사장들 재기 총력 지원"

MS코프 전원태 회장 "비영리재단 설립… 돈보다 자기반성·심리안정이 우선"


부산의 중견기업 MS가스와 지주회사 격인 MS코프의 전원태(64ㆍ사진) 회장이 실패를 겪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한다. 전 회장은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3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비영리재단법인(재기중소기업개발원) 설립 허가를 받아 곧 법인 설립등기 절차 등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MS코프는 연료용 LPG와 각종 산업용ㆍ의료용 가스 등을 제조ㆍ판매하는 MS가스 등을 포함해 지난해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며 340명가량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전 회장은 "돈만 있으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부도도 겪어보고 40년가량 중소기업을 운영해본 내 경험으로 볼 때 잘못된 생각이다. 돈보다 자기반성과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게 제일 중요하며 돈은 그 다음 문제다. 이게 안 되면 반짝 재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경남 통영시 한산면 죽도에 있는 폐교를 사서 건물을 리모델링했는데 감정가가 10억원 정도 한다. 부동산과 현금을 재단에 출연해 실패한 경영인 등이 4~6주간 무료로 숙식을 하며 종교인, 사업이 망했다가 재기에 성공한 경영인, 전문지식을 가진 퇴직자 등으로부터 위안ㆍ격려ㆍ상담도 받고 재기 성공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재기 중소기업인 네트워크 구성, 경영실패로 사장된 중소기업 우수 기술을 발굴ㆍ보완해 재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차차 수행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다 부도가 난 사람, 사업이 어려워져 부모형제ㆍ친구 돈을 떼먹게 된 사람 등 실패한 중소 경영인 등에게 쉼터와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혈연ㆍ지연ㆍ학연 등을 총동원해 사업을 하는 한국 중소 경영인들은 사업이 망하면 가족ㆍ친구들로부터 내몰리기 쉽고 숨어 지내려 하기 쉽다. 전 회장은 "나도 25세 때 창업해 40년가량 중소기업을 운영했는데 1970~1980년대에 가스 폭발사고나 부도를 겪는 등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사업이 안정이 되면 이런 일을 해보자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는데 이제 은퇴할 나이도 돼가고 아이들도 결혼해 전문경영인에게 회사경영을 맡기고 더 늦기 전에 내 힘에 맞는 보람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전 회장은 "실패한 기업인 10명 중 한두 명이라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사업을 하면 고용도 창출하고 가정도 지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기청은 올해 하반기부터 재창업기업에 대한 단기ㆍ회전금융 방식의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등 패자부활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에 중소기업들의 소중한 기술이나 경영비법 등이 묻혀버리는 일이 많다"며 "재기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이 같은 사례를 막고 창업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