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시 한번 '고도를 기다리며'

산울림 소극장 개관 20주년 공연

산울림 소극장이 개관 20주년 기념공연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는 5월 8일까지 다시 무대에 올린다. 개관 기념작품으로 국내 초연 후 스물 한번째 공연이다. 지난 90년에는 원작자 사무엘 베케트의 고향인 아일랜드에서 개막된 ‘더블린 연극제’에 초청, 한국 연극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원로 연출가 임영웅씨가 16번째 연출하는 이번 무대는 작품 해석의 깊이를 더 했고 보다 원작에 충실했다는 것이 특징. 무대는 앙상한 나무가 한그루 서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시골길. 나무 아래서 두 떠돌이 사나이 블라디미르(한명구) 에스트라공(박상종)이 실없는 수작을 하며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포조(전국환)와 럭키(정재진)라는 기이한 두 사나이가 나타나 이들과 어울린다. 잠시 후 한 소년(박규남)이 나타나 “고도씨가 오늘 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말을 전하고 가버린다. 그 다음날 마지막 또 소년이 나타나 같은 말을 전한다.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은 아직도 고도를 기다린다. 그 사이에 포조가 장님이 됐고, 럭키는 벙어리가 됐을 뿐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 결국 고도는 오지 않는다. 이들이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일까. 신, 죽음, 아니 행복인가. 고도는 그 무엇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일 수도 있다. 임영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20세기 인간의 여러 문제를 탐구한 가장 탁월한 희곡”이라며 “우리에게 고도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고도가 반드시 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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