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9월 23일] 영업이익 확보로 환율관리를

최근 환율이 급등락하고 있다. 미국 금융사태 이후에는 하루 환율 변동폭이 최고 50원을 넘어서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급변동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고삐가 풀린 듯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환차익은 고사하고 환손실만 입지 않으면 안도해야 할 만큼 기업들이 환위험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앞으로 환율예측 또한 종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 환위험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부닥치게 되는 많은 위험들 중에서 극히 일부라 할 수 있다. 거래상대방의 신용위험, 신규 투자위험과 같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위험들과 비교해 보면 중요성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 게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환율 급변동은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통화옵션상품(KIKO) 가입 업체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자금난에 빠져든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환율 급변동 시기에 기업들이 환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살펴보자. 첫째, 환위험 관리 여력이 부족한 중소 수출 기업들은 1차적으로 내부적인 기법에 충실해야 한다. 소액수출입결제의 경우 환율 변동 상황을 봐가며 결제시기를 미리 당기거나 늦추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수출입거래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 결제를 통화별ㆍ만기별로 일치시키는 방법을 통해 환리스크를 자동적으로 없앨 수 있다. 둘째, 외부적 기법으로 수출 업체는 외화예금과 선물환계약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환율 상승기에 수출업체들은 바로 환전하기보다는 외화예금으로 보유하면서 환율 상황에 따라 적절히 분할매도 하는 게 유리하다. 대표적인 환헤지 상품인 선물환거래는 미래 특정 시기에 사전에 약정된 환율로 매매하겠다는 계약으로 수출이나 수입대금을 원화로 확정할 수 있어 환율 급변동 위험을 없앨 수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수출입대금 결제금액 중 일부분을 선물환 매입 또는 매도하는 방법으로 환율변동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셋째, 환위험 관리에 충분한 여력이 있거나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기업들은 명확한 내부규정에 따른 내부통제를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환율이 급변동해도 일정한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과 목표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한 헤지 금액을 결정하는 것이다. 가령 ‘수출금액의 40%만 헤지 수단을 이용한다’ 또는 ‘헤지 금액은 최대 환노출 금액의 30% 범위 내로 한다’ 등 시장 변동성에도 휘둘리지 않을 내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이다. 환위험 관리 기간 설정도 중요한데 기간을 설정하는 기준은 수출 상품 가격의 재조정 기간 및 계약에 따른 현금흐름 기간 등을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 넷째, 일단 환위험을 헤지했다면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망과 다르게 환율이 움직여 헤지 거래에서 손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환투기로 변질될 수도 있다. 환위험 관리의 목적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것이며 성공이나 실패가 없고 단순 헤지일 뿐이다. 이제 수출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서 환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재의 급격한 환율변동이 수출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내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정부가 당장 유념해야 할 일은 KIKO 가입에 따라 큰 손실을 입은 업체에 대해 유동성 지원과 함께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외부 요인에 따라 급변동하는 환율을 쉽게 안정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예측 가능한 안정적 환율운용정책을 펼쳐 업계의 환리스크를 덜어줘야 한다. 환율이 안정될 때 기업들의 해외마케팅, 신제품 개발 및 시설투자가 왕성해지고 이것은 곧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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