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티끌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있고 그곳에 생명체가 있다는 상상력으로 애니메이션 ‘호튼’은 출발한다. ‘눌루랄라 정글’에서 집채만한 덩치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심성이 착한 코끼리 호튼. 여유롭게 물장난을 치고 있던 어느날, 바람결에 지나가는 작은 먼지 속에서 ‘살려달라’는 희미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티끌 속에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누군가 마을’이 분명 존재하는 것. 호튼은 이 마을의 시장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우정을 쌓는다. 민들레 홀씨에 먼지 티끌을 올려놓고 정글에 있는 다른 동물들에게 또 다른 작은 세계가 있다고 호튼은 주장하지만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급기야 정글의 악당 대머리 독수리는 호튼을 골탕 먹이기 위해 티끌을 훔쳐 달아난다. 티끌 속 ‘누군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추격전을 펼치는 호튼의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 자녀와 극장을 찾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 싶다. 요즘 극장가에는 선정성만 부각된 영화들로 넘쳐나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착한’ 애니메이션 호튼이 있다. 세계적인 동화작가 테어도어 수스 가이젤의 원작 동화를 영화로 만든 ‘호튼’은 세상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국내 개봉 영화는 대부분은 한국어 더빙판으로 상영된다. 미국에서는 짐 캐리(호튼)와 스티브 카렐(시장)이 연기했던 목소리를 국내에서는 차태현, 유세윤이 각각 맡았다. 어린이를 겨냥한 작품이라 그런지 순수한 동심을 지닌 호튼의 캐릭터와 스토리 설정이 다소 진부한 게 사실. 때문에 ‘슈렉’ ‘인크레더블’ 등과 같이 성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발한 애니메이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