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ISTI의 과학향기] 배 위에서도 인공위성 발사

목표지점 바로 아래서 발사…연료 절감·성능 향상등 장점


‘인공위성, 배에서도 발사가 가능합니다.’ “5, 4, 3, 2, 1…발사!”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이 꼬리에서 불기둥과 구름 같은 연기를 뿜어내며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간다. 배의 갑판 위에서 인공위성을 하늘로 발사한 것이다. 세계 유일의 인공위성 해상발사 업체인 씨 런치(Sea Launch)사는 99년 3월27일 모형위성체 발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2차례 배 위에서의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켰다. 2004년 5월에는 상용위성 중 가장 무거운 방송용 위성 디렉TV(5,483kg)와 통신위성 ICO 등을 하늘로 띄운 게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미국 보잉(지분율 40%), 러시아 에너지아(25%), 노르웨이(20%), 우크라이나(15%) 등 4개국이 합작으로 설립한 다국적 기업 ‘씨 런치 사’는 한마디로 각 분야 최고가 모여 인공위성 해상 발사기술을 만들어 냈다. 배 위에서 인공위성 발사는 어떻게 할까. 먼저 총길이 221m인 명령선(Assembly & Command Ship) 실내에 길이 60m인 발사체를 평편하게 눕혀 고정시킨다. 명령선이 발사지점에 도착하면 석유시추선을 개조해 만든 오딧세이호(Launch Platform-Odyssey)가 이미 해당지점에 도착해 명령선을 기다리고 있는데 명령선 꼬리부분을 오딧세이 호에 밀착시킨 후 뒷문을 열어 인공위성이 담긴 발사체를 오딧세이 호에 수평으로 이동시킨다. 로켓을 이어받은 오딧세이 호는 수평인 로켓을 그대로 갑판 앞쪽에 위치한 로켓행거(Rocket Hanger)라는 곳으로 들어올린 후, 갑판 뒤에 위치한 발사대로 이동시킨다. 이때도 수평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기다란 발사대 위에 로켓을 완전 고정시킨 후 발사대를 90도로 세워 인공위성이 탑재된 발사체(로켓)의 머리가 하늘을 향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명령선 내의 발사본부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배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적도 상공에 머물면서 지구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도는 ‘정지위성’은 위성이 상공에서 위치할 목표지점 바로 아래 지상에서 쏘아 올리면 연료가 절감된다. 연료가 절약되는 만큼 인공위성의 무게를 늘려 인공위성의 성능과 수명을 늘릴 수도 있다. 또한 발사체 연료가 절감되기 때문에 육지에서 쏘아올리는 것보다 발사비용이 저렴해진다. 이밖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폭발사고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사방향의 전면이 넓게 트여있어야 하는데 해상에서 발사하면 이러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우리나라 KT도 오는 7월 하순 경 하와이 남쪽 적도 공해상(서경 154도 지점)에서 최초의 군용 위성인 무궁화 5호 위성을 씨 런치 사의 기술을 이용해 적도 상공 3만 6,000km궤도로 발사한다. 씨 런치 사가 무궁화 위성 발사를 성공시키면 23번째 성공이 된다. 서현교 과학칼럼니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