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직장인 근로소득 증가율 환란 이후 최저

저축은 줄어들고 소비지출은 늘어나

지난해 직장인들의 근로소득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소비지출은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민간 저축률은 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번 돈'보다는 '쓴돈'이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노동소득을 나타내는 피용자보수는 361조6천990억원으로 전년의 344조6천408억원보다 4.9%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지난 98년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피용자보수는 지난 98년 외환위기로 인해 4.3% 감소한 뒤 99년 5.1%, 2000년 8.9%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으나 2003년 8.6%, 2004년 7.7%에 이어 지난해에는 5%에도 못미치는 등 증가율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7%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근로자 노동소득 증가율은 2.2%에 그친 셈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수준에 진입하면서 과거 고성장기와는 달리 근로자 임금상승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피용자보수는 지난 78년에는 전년대비 42.5%나 급증하는 등 지난 96년까지는 매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갔으나 97년(5.68%) 이후에는 한번도 10% 이상증가한 적이 없었다. 이같이 근로자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비해 지난해 민간 최종 소비지출액은 424조6천297억원으로 전년(401조4천688억원)보다 5.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10.96%)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경기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003년과 2004년 우리 국민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으나 지난해부터는 다시 소비를 늘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 소득 증가세가 소비지출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한 꼴"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근로자의 노동소득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소비지출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민간저축률은 22.8%로 전년보다 1.8%포인트 떨어져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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