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헤지펀드 구조조정 '칼바람'

올들어 업계 평균 17%손실… 20년만에 최악<br>연쇄 도산속 연말까지 최고 1만명 해고될 듯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헤지펀드가 한겨울의 매서운 칼바람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융 위기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연방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각국의 규제 강화로 영업 활동이 급속하게 위축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수익 감소로 연말까지 최고 1만 명이 해고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헤지펀드와 같이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대상에서 일단 제외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폴슨 장관은 헤지펀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우리는 규제 받는 금융기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구제 프로그램은 은행과 저축기관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성공적인 헤지펀드로 손꼽히는 시터들의 지난 9월 수익이 25~3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돈 가운데 폴슨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헤지펀드의 연쇄 도산 우려가 증폭되면서 관련 주가가 급락했다. 기발한 투자기법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했던 헤지펀드들은 최근의 금융 위기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는 올들어 평균 17%의 손실을 기록, 지난 1990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한해를 맞고 있다. 헤지펀드 업계가 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02년(-1.45%)이 유일하다. 시터들 역시 운용 자산이 올 초 20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15%나 감소했다. 케네스 그리핀 시터들 회장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회사는 6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고 크레디트라인도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전례 없는 위기로 당분간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적 부진에 빠진 헤지펀드들은 살아 남기 위해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옵션스그룹의 통계 전망치를 인용해 올 연말까지 해고자가 최고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클 카프 옵션즈그룹 회장은"15만명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헤지펀드들의 일자리 중 올들어 이미 3,000~5,000개가 없어졌다"면서"연말까지 그 규모가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헤지펀드의 시름과는 반대로 부실 정리가 시작된 일부 우량 은행에는 예금이 쇄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씨티그룹과의 와코비아 인수전에서 승리한 웰스파고는 지난 3ㆍ4분기 동안 각 소매지점의 예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금잔고가 144억5,000만 달러나 증가했다. 반면 스페인 방코 산탄데르가 인수하기로 한 소버린 뱅코프는 41억7,000만 달러의 예금이 3ㆍ4분기동안 빠져 나갔고 결국 9억8,02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고객들이 은행 산업의 혼돈 속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데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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