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식탁물가 비상] 잦은 호우·태풍에 과일·채소 품귀… 돼지고기 등 축산물도 30% 껑충

굴비 등 수산물 어획량 크게 줄고, 햇과일·계란도 공급 부족 시달려<br>대형마트들 물량 못구해 발동동<br>배추·소고기 수급은 비교적 안정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을 한 달 앞둔 14일 서대문구 홍재동의 한 재래시장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올해 농ㆍ축ㆍ수산물 가격이 유난히 비싼 것은 공급부족 때문이다. 많은 비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무ㆍ배추 등 채소와 과일이 제대로 크지 못했으며 굴비 등 수산물과 돼지ㆍ계란 등의 축산물도 어획량 부진과 구제역ㆍ조류인플루엔자(AI) 등에 따른 매몰처분으로 공급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더딘 경제회복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은 살인적인 식탁물가 급등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같은 농ㆍ축ㆍ수산물 가격 급등은 최소한 추석 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마트ㆍ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채소ㆍ과일 출하량 급감…'배추대란'은 없을 것=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채소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은 지난 6월 하순 이후 계속된 장마와 집중호우ㆍ폭염ㆍ태풍 등으로 생육환경이 나빠지면서 병해충이 발생해 이달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 자체는 지난해보다 늘었기 때문에 오는 9월 중순 이후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석 전까지는 출하량이 많지 않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고냉지배추의 작황 부진으로 포기당 1만5,000원까지 오른 '배추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무는 경기ㆍ충청지역의 평지 여름무 출하가 조기종료되고 고랭지무가 많은 비로 출하가 지연되면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말부터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학 급식 수요와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수요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면서 추석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와 사과 등 햇과일의 경우 올해 저온현상으로 수정이 3~5일 정도 지연돼 출하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 정도 일러 공급부족으로 인한 상승세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추석 일정에 맞추기 위해 추석 과일인 사과와 배의 생육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산지에서 농가를 통해 생육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바이어는 당도 및 사이즈가 맞는 추석 과일물량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한성재 이마트 과장(바이어)은 "장마는 배와 사과 생육환경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지만 태풍 무이파가 서남지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낙과로 차질을 빗고 있다"고 전했다. ◇수ㆍ축산물도 공급물량 크게 달려…소고기는 수입 늘어 한우 가격 하락=수산물도 공급물량이 크게 달리고 있다. 추석의 대표 수산물인 굴비가 어획량 부진으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 연안의 참조기 어획량이 크게 준데다 잡히더라도 명절 선물세트를 만들 수 있는 20㎝ 이상 크기의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축산물은 청과와 굴비에 비해 공급상황이 나은 편이다. 소고기의 경우 구제역 파문에도 불구하고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한우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한우 정육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약 10~15%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한우가 올 추석 대표 선물세트가 될 것으로 보여 추석 선물세트물량을 20~30% 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구제역 이후 매몰 두수가 300만마리를 넘으면서 전체 필요량의 20~30%가 부족한 상황이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추석까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고기에 이어 계란도 물가상승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계란(특란) 가격은 7월8일 147원에서 8월1일 162원으로 상승했다. 잦은 비와 폭염이 번갈아 이어지며 산란계가 스트레스를 받아 계란 껍질이 얇아졌고 이로 인해 계란의 세균 감염, 유통기한 단축, 이동시 파손 등으로 손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계란은 지난해 말 발생했던 AI로 올 초 150만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매몰처분된데다 산란계 병아리를 생산하는 산란종계가 올 상반기에 30%나 감소해 생산 자체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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