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보유세 폭탄' 진짜 위력
고가주택 최고3배 올라… 은마34평 250만→600만원
김문섭 기자 luf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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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집값 상승분 내년 공시지가에 반영
집값이 10억원을 웃도는 서울 강남과 목동 등의 고가주택 상당수의 내년 보유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고 3배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공시가격에 포함되지 못한 연초의 시세 상승분이 내년에 고스란히 반영되는데다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반영률도 70%에서 8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등지의 고가아파트들은 내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근거가 되는 공시가격이 올해에 비해 최고 30~7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를 근거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내년 보유세를 산정해보면 올해 240만원의 2.4배에 해당하는 600만원 이상 된다. 이것도 오는 2007년 공시가격 조사가 시작되는 12월까지 집값이 더 오르지 않고 현재 시세를 유지한다고 가정해서다.
실제 이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6억6,000만여원으로 공시가격 조사시점인 지난해 12월 당시의 시세는 8억5,000만여원에 불과했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약 78%로 정부가 밝힌 '80%' 기준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은마아파트의 시세는 공시가격 조사 이후에만 약 3억원 올라 현재 12억원에 육박한다. 따라서 내년 공시가격은 12억원의 80%, 즉 9억6,000만원선에서 결정돼 내년 보유세는 600만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같은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해보면 양천구 목동 5단지 35평형 역시 공시가격이 5억6,400만원에서 내년에는 9억6,000만원 정도로 오른다. 이를 근거로 부과되는 보유세도 올해 180만여원의 3.3배인 595만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연말 이후 집값이 급등한 대표적 단지 중 하나인 강남구 대치동 청실1차 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시가격 조사시점이었던 청실1차의 지난해 12월 시세는 국민은행 조사 결과 약 7억6,00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에 부여된 공시가격은 5억8,000만여원으로 시세 반영률이 76% 정도다.
조사 이후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청실1차의 시세는 11억원에 육박한다. 올 연말까지 집값이 더 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2007년 공시가격은 8억7,000만원대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게다가 이 아파트는 내년부터 새로 종부세 대상에 포함돼 475만원의 보유세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지난해 187만원의 3배 가까운 수치다.
공시가격 8억5,000만원, 현재 시세 14억원 정도인 잠실 주공5단지 36평형의 경우 보유세가 422만원에서 861만원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난다. 대형 아파트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53평형은 1,424만원에서 2,170만원으로, 삼성동 아이파크 63평형은 2,049만원에서 3,288만원으로 세금 부담이 커진다.
공시가격 급등뿐 아니라 종부세 과표 반영률이 올해 70%에서 내년에는 80%로 10%포인트 오르고 올해 1월과 6월부터 각각 적용되는 실거래가 신고ㆍ등기제에 따라 정확한 시세정보가 차곡차곡 쌓이는 점도 보유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보유세 상한선이 전년의 3배 이내로 제한돼 있어 실제 납부하는 보유세가 540만여원으로 다소 줄어든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배구희 한국감정원 정보기획팀장은 "조사시점의 시차로 인해 강남 등 집값 급등지역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정부 기준인 80%에 크게 못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며 "공시가격의 특성상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더라도 내년 강남권의 공시가격 및 보유세 급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14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