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은행 ‘변화 몸부림’ 화제

요즘 외환은행 부서장들은 결재나 면담을 위해 은행장실에 들어갈 때 과거와 달리 와이셔츠나 넥타이 차림으로 그냥 향한다. 최근에는 부서장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자신이 기안을 올린 서류는 직접 들고 들어가 토의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영업점 직원들 역시 애로사항이나 제안할 사항이 있으면 전자우편을 통해 은행장에게 직접 전달한다. 은행장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이면 느닷없이 찾아가거나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직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곤 한다. 스스로 `장사꾼`임을 자처하는 이강원 행장이 취임한 이후 달라지고 있는 외환은행의 모습은 이렇게 요약된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출신이 아닌 젊은 은행장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은행권에선 이제 새삼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다. 하지만 보수적이면서도 귀족적인 외환은행의 `36년 기업문화`에 비춰볼 때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파격이다. 이 행장은 이를 두고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직원들을 `철저한 영업정신`으로 무장시키기 위해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이 행장은 지난 7일 열린 전국 부점장회의를 주재한 후 실적이 부진한 이른바 `문제 지점장`들을 이끌고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당초 실적이 우수한 점포장들을 격려하는 자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실적이 부진한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 `그 이유를 들어보기 위해 `갑작스럽게 일정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인 가운에 열린 `KEB 한가족 한마당` 행사에서는 이 행장이 직접 직원들 앞에서 `큰 절`을 올려 참석자들이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 행장은 이어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영업본부장 전원의 사표를 받고 계약직으로 재채용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실적이 좋은 본부장들에게는 임원승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이는 위에서 아래까지 모두가 변화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하겠다는 의중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 행장이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과거를 반성하는 `성찰과 단결`, `변화` 등으로 압축된다”며 “이제부터는 이 같은 모습들이 실제 경영성과로 나타나도록 주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행장이 이를 바탕으로 ▲위기의 극복 ▲생존의 확보 ▲기회의 포착이라는 조직차원의 목표를 어떤 식으로 달성해 나갈 지 주목된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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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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