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음악시장 공룡 SKT 독주 막아라"

음악업계, 소리바다 합법화로 새로운 경쟁체제 기대<br>해외 음반사도 애플 견제위해 'DRM 없는 서비스' 추진


‘음악 시장의 신흥 공룡을 견제하라’ 국내 음악시장을 절반 가까이를 장악한 SK텔레콤과 세계 음악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국내외 음악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화관광부의 음악저작물 사용료징수규정 개정을 계기로 소리바다의 무제한 월정액 사업모델이 정식으로 승인받게 돼 국내 음악시장에 새로운 경쟁체제가 열리게 됐다. 현재 한국 음악산업의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90년대 후반의 음반시장 규모와 비슷하다. 벅스뮤직이나 소리바다 등 초기 디지털 음악 시장을 이끌었던 업체들과 저작권자 및 저작인접권자들은 합리적인 수익배분 모델을 만들기 보다는 소송을 통한 힘겨루기에 열중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 사이 한국 음악 시장은 서울음반과 멜론을 바탕으로 음악 및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SK텔레콤이 장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음반사에서는 “과거에는 PD나 라디오 진행자에게 로비를 했지만 이제는 SK텔레콤에 로비를 해야 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소리바다의 합법화에 가장 강력히 반대해 온 주체도 서울음반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음악발전협의회이다. 이번 징수규정 개정은 소리바다를 인정해 주어 SKT로 쏠림현상을 막아보자는 저작권자들의 움직임으로 풀이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젊은제작자연대’ 등도 소리바다와 노선을 같이하는 이유도 SKT를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리바다가 음원공급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경우 서비스 가격만 오르고 질은 그대로여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세계 메이저 음반사들이 글로벌 음악시장의 공룡인 애플에 마냥 끌려다닐 수만은 없다며 저작권보호장치(DRM)없는 음악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음반사들은 애플의 강력한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아마존, 마이스페이스 등에 지원하고 나섰다. 유니버설뮤직, EMI, 소니BMG, 워너 등 4대 메이저 음반사들은 DRM을 없앤 음악파일을 아마존과 마이스페이스에 공급하고 있다. 야후 역시 4대 음반사와 협상을 통해 DRM없는 음악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아이튠스와 아이팟을 내세워 단숨에 음악산업의 절대권력으로 등극한 애플에는 EMI의 일부 음원을 제외하면 DRM을 채택한 음원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메이저 음반사들 역시 DRM없는 음악을 앞세워 DRM 중심의 애플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키아는 유니버설뮤직과 함께 아예 1년간 공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으며 아이폰으로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한 애플의 힘빼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음악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음악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 업체가 경쟁해야 한다”면서 “시장의 독점구조보다는 양자 또는 삼자가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려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광기자 chk011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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