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發 경기침체, 아시아도 큰 타격"

FT "의존도 낮아 별영향 없다는 '디커플링' 논리도 약화" 경고<br>ADB, 올 아시아지역 성장률 전망치 8% 수준으로 낮출듯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미국의 경기침체가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가시권에 접어든 미국의 경기침체와 고유가의 영향으로 올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의 말을 인용, “올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이 미국의 경기둔화와 고유가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아시아 경제가 미국발 경기침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디커플링(decoupling) 논리가 오류라는 점이 점차 확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ADB는 오는 3월 발표할 아시아 지역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이 지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전망치 8.2%보다 낮은 8%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ADB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올해 아시아 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도의 7.7%보다 높은 8.2%로 잡았었다. FT는 나아가 아시아 경제가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아져 미국발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이른바 디커플링 논리도 점차 힘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DB는 물론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과 연구소들은 중국과 인도의 성장에 따른 역내 경제 비중 확대 등을 들어 아시아와 구미 경제는 다르다는 디커플링 논리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최근 아시아 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8.6%에서 8.3%로 낮춰 잡으며 그간의 디커플링 견해를 수정하는 쪽으로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아시아 지역 공산품 수요 둔화가 ‘재앙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의미 있는’ 수준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경제가 미국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려면 ▦미국 소비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견고한 역내 수요와 시장의 다변화가 뒷받침돼야 하고 ▦미국의 금리나 달러가치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른바 ‘세계화’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세계 경제가 통합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디커플링이라는 논의 자체는 모순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 경제가 독감에 걸릴 정도’로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만큼 크지는 않지만 미국의 경기침체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무력화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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