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9월 1일] 北이 원하는 南의 대북정책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천명한 남한의 대북정책을 북한은 온갖 욕설과 흠담을 동원해 혹평하는 가운데 6개월이 경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남한정부의 대화제의 거부, 남북경협 북한 내 제반 사업장에서 남한당국자 철수, 남한 관광객 피살, 남한의 옥수수 지원 거절, 올림픽 경기 남북공동입장 거부 등 남북관계를 계속 경색관계로 이끌면서 그 근본적인 책임을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특성이자 장점 중 하나는 정부가 교체되면 대내정책이든 대외정책이든 지난 정권의 정책들 중에서 잘못된 정책은 폐지 내지 교정 혹은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의 정부 및 참여정부가 이행한 대북 햇볕정책 중 잘못된 부분과 미흡했던 부분들을 수정ㆍ보완한 대북정책으로서 북한이 비난하는 것처럼 그렇게 강경하거나 비합리적인 내용들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강경한 비난과 이를 동조하는 우리사회의 친북좌파들의 동조비판에 이명박 정부는 ‘비핵화문제는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아니다’ ‘1991년 기본합의서 정신 실천을 싫어한다면 7ㆍ4공동성명, 한반도 비핵화선언, 6ㆍ15공동선언, 2007년 남북공동선언 등 모두의 이행방안을 공동논의하자’ 등 많은 양보와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남북한 관계의 긍정적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모든 남한정부의 양보와 성의를 철저히 무시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를 대결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이 원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떤 종류의 대북정책일까. 현재 북한 김정일 정권이 원하고 있는 남한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지난날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가 이행했던 대북정책 혹은 그와 유사한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적인 대북정책이다. 첫째, 북한은 남북한 간 기본적인 관계에 있어서 남한정부가 북한정부를 따르고 복종하는 종북관계(從北關係)를 유지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남ㆍ북한이 대등한 입장이 아닌 남한의 대통령은 북한의 장군님보다 한 수 낮은 입장에서 그 장군님을 알현함에 수천억을 갖다 바치고 한번 뵙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면서 주종의식을 갖고 남북관계를 유지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남한의 고위 공직자들 및 대통령 출마 후보자들이 줄줄이 평양에 달려가서 장군님을 한 번 뵙기 위해 안달하는 남북관계가 유지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둘째, 남한의 조공식 대북지원 형태가 유지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남한이 북한을 지원함은 당연한 일이고 그 지원하는 태도는 식민지 국가가 종주국에 조공을 바치듯이 지원하면서 쩔쩔 매는 지원태도를 갖기 바란다. 북한의 수령태도는 지원받으면서 큰소리치는 수령태도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셋째, 남한정부가 어떤 국제공조보다도 북한과 민족공조를 우선시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국제적인 룰이나 세계이성을 따지지 말고 오직 ‘우리민족끼리’만을 외치면서 북한과 공조함을 최우선시하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넷째, 북한은 남한사회에서 연방제통일문화가 자유롭게 확산되고 증대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남한정부가 앞장서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교류협력 증대’ 혹은 ‘조국통일’이라는 명분 하에 미국을 비난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훼손하는 분위기를 차단하지 않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북한의 인권개선’ 및 ‘대북지원의 분배 투명성’ 등을 내걸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호혜적 인도협력 추진’ 목표를 폐기시키는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등과 관련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남한의 대북정책을 원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남한의 대북정책을 원하면서 남북관계를 계속 경색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남북관계의 경색 책임이 이명박 정부의 강경대북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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