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5월 14일] 심형래와 남상만

“그동안 중국은 버려진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중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해 ‘디 워(The War)’를 시작으로 중국인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중국시장을 개척해나갈 겁니다.” 지난 11일 일요일 낮 베이징 시내에서 만난 심형래 영구아트 대표 겸 영화감독은 “중국에 잘사는 사람이 8,000만명이라고 들었다”면서 “이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차이나필름과의 계약을 통해 중국에 직접 배급할 계획”이라고 중국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영화 ‘쥐라기 공원’ 한 편이 벌어들인 돈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2년간 거둔 수익과 맞먹는다”며 “영화는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고도 말했다. 불법복제 DVD가 판치는 중국에서 심 대표의 도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제조업의 중국시장 진출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지난 주말 심 대표처럼 중국시장에 새로운 산업을 뿌리내리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이는 남상만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이다. 남 회장의 말은 처음에는 듣기가 좀 거북했다. “한국은 관광수지 적자가 2005년 62억달러, 2006년 85억달러에서 지난해 100억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런 한국이 무슨 ‘관광입국’입니까. ‘관광망국’이지요.” 그러나 심 대표는 “우리 관광 산업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면서 베세토(베이징ㆍ서울ㆍ도쿄) 관광 실크로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럽 각국에서 쓸 수 있는 기차 공동승차권인 ‘유로패스’처럼 티켓 한 장으로 3국에서 선박이나 철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베세토패스(가칭)’ 같은 것을 만들면 좋지 않겠습니까.” 남 회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중국으로 간 관광객이 477만명인 반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관광객은 106만명에 그쳤다”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음식문화를 개선하는 등 관광업계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테지만 관광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형래남상만.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을 찾아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문화ㆍ관광 산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두 사람의 메시지는 최근 중국 정부의 무역ㆍ노동ㆍ환경 관련 법률 강화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 제조업체들의 입지를 생각할 때 더욱 의미가 크다. 우리가 문화ㆍ관광 산업으로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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