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국악기라는 틀 벗고 다양한 음악 하고파"

모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씨 "해외서도 연주해보고 싶어요"


"가야금을 가야금처럼 써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국악기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민아(32ㆍ사진)씨의 가야금 소리는 기타 같기도 하고 피아노 같기도 하다. 최신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분위기부터 전통적인 국악 사운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그의 앨범에 공존한다. 모던 가야금 연주자로 주목받으며 지난 2007년 1집 '상사몽'을 발매해 1만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정씨는 가야금 연주곡만 담은 2집 이후 다시 노래와 가야금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3집 '오아시스'를 들고 찾아왔다. 최근 홍익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올해 중학교 교과서에 내 음악이 '창작 국악' 부문에 실렸다"며 들떠 있었다. 자신을 '모던 가야그머'라고 소개하는 정씨의 음악은 국악이라고도, 현대음악이라고도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롭다. 이번 앨범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광화문 사거리에서 판 경험 등 일상생활에서 겪은 일들이 재치 있는 가사와 함께 가야금 선율에 담겨 있다. "1집이 많이 팔리기는 했지만 인디음악생활을 하다 보면 '보릿고개'가 오거든요. 미술하는 친구가 샌드위치를 팔았는데 잘됐다는 말에 멋모르고 주먹밥을 만들어 팔았는데 집에 젓가락 2,000개만 남았네요." 지금은 홍대 인근에서 '인디음악'을 하고 있지만 정씨는 국악고와 한양대에서 가야금을 '전통적'으로 공부했다. 국악관현악단 입단이 번번이 좌절되자 그는 전화상담원, 학습지 교사 등 다양한 일로 생계를 이어가다 가야금을 현대음악과 접목시킨 음악을 하면서 평단과 마니아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악계에서 정통으로 단계를 밟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쉬운데 홍대에서 그것을 깰 수 있게 돼 오히려 좋았다"는 그는 "자신의 음악에 선배 국악인들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며 많이 격려해준다"고 자랑했다. "제 인생은 전화위복인 것 같아요. 국악관현악단에 들어가지 못한 대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고 생계 때문에 했던 창업이 노래 소재로 활용됐으니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도 연주해보고 싶어요. 외국에서 가야금이 얼마나 주목받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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