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생필품 값 대부분 올라… 가격우위 실종

이마트 新가격정책 1년<br>경쟁점보다 싸지 않고 세제·샴푸등 '묶음 판매'도 여전


지난해 1월 신세계 이마트가 시작한 상시가격할인제도인 ‘신(新)가격정책’ 시행 1년이 지난 6일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주요 생필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소폭 오르거나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쟁점과의 비교에서도 두드러진 가격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생필품 가격 확인을 위해 선택한 점포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의 이마트 영등포점. 영등포점은 반경 1km 안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영등포점이 있어 지난해 초 삼겹살 ‘10원 떼기’ 전쟁도 불사했을 만큼 선도적인 가격 정책을 구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사 시기는 연말 수요를 잡기 위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집중돼 점포간의 ‘최저가’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12월31일로 잡았다. 우선 이마트가 신가격 정책의 포문을 열었던 지난해 1월7일 주요 제품 가격과 비교해 내린 것 보다는 오른 품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1,280원이던 국산 냉동오징어는 12월31일 1,850원, 각 980원과 960원이었던 삼겹살과 목살 100g은 1,380원과 1,590원으로 회귀했다. 100g에 372원꼴 이던 해태 고향만두는 같은 용량 기준 504원으로 뛰었고 180개 들이 1만8,288원이던 맥심모카골드는 1만9,800원, 24개 4,580원으로 1개 190원꼴이던 오리온 초코파이는 12개 2,550원, 1개 212원 수준으로 소폭 올랐다. 이 밖에 배추 한포기(1,280->3,280원)와 무 1개(1,080->1,980원) 등 주요 신선식품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한해 이상기온 여파로 주요 채소와 수산물값이 폭등했던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대형마트도 가격 상승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인근 경합점과의 비교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풀무원 국산콩 무농약참콩나물은 200g 기준으로 환산 했을때 이마트가 857원으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1,000원보다 저렴했지만 같은 브랜드의 국산콩두부(찌개용 210g)는 2,350원으로 3사중 가장 비쌌다. 4.3kg단위로 팔리던 비트도 4kg 기준으로 봤을 때 1만139원으로 나머지 두 회사의 9,900원보다 높았다. 제조업체의 입김이 센 인기 가공제품에는 이마트만의 가격할인정책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서울우유 1ℓ 가격은 지난해의 2,150원 보다 소폭 내렸지만 3사 가격이 1,980원으로 동일했고 신라면 5개들이 값도 업체별로는 차이가 없었다. 할인행사 중이던 순창우리쌀찰고추장도 100g에 472원으로 3개 점포가 같았다. 농심 새우깡(90g)과 참이슬(360㎖ 병), 카스(500㎖ 캔)는 1년여 동안 가격이 동일했다. 이 밖에 세제와 샴푸 등의 경우 고질적인 ‘묶음판매’ 문제가 여전했다. 지난해 1월7일 3개 한 묶음에 1만3,900원이던 엘라스틴모이스처컨트롤샴푸는 일반가로 판매되는 현재 780g 1개에 1만6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대용량 제품에 한해 가격할인을 하다 보니 1병 가격으로 따지면 1년 새 값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는 1~2주 단위의 단기 할인행사에 큰 할인 폭을 적용하는 영업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가격정책이 유통업계 전반에 가격할인바람을 불러왔다고 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감이 있다”며 “기존 단기 행사와의 차별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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