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태권도, 막판 위력..성적표는 미흡

'막판 종주국의 위력은 과시했지만 성적표는 아쉬웠다.' 한국 태권도가 30일(이하 한국시간) 맏형 문대성(삼성에스원)의 통괘한 KO승으로 세계 무대에서 종주국의 위력을 과시했다. 문대성은 특히 한국이 종합 10위권 진입을 위해 마지막 금메달 1개가 절실한 상황에서 기대를 충족시키는 금 낭보를 전해 종합 9위를 달성하는 데 공을 세웠다. 한국 태권도는 그러나 4체급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금메달 3개 획득에 실패한데다 다른 선수들이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해 대표선발 방식 변경론이 나오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여자 57㎏급 장지원(삼성에스원)과 남자 80㎏이상급 문대성이 금메달 2개를 수확하고 남자 68㎏급 송명섭(경희대), 여자 67㎏급 황경선(서울체고)도 동메달을 따내 전원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내용 면에서는 적잖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태권도의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못했다는 게 더 아쉬운 대목. 장지원은 노련미로 라이벌들을 따돌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지나치게 포인트 위주의 소극적 전략에 치중한 인상을 줬다. 첫 고교생 대표 황경선과 무명 송명섭은 우려했던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한국 킬러' 루오웨이(중국), 베네코할 하디(이란)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태권도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종주국 태권전사들의 화려한 발차기를 기대했지만'점수따기'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자 국적에 관계없이 상대 선수를 응원하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문대성이 결승에서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를 왼발 뒤후리기로 눕힌 장면은 한국 태권도의 자존심을 살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금메달 2개씩을 거둬들인 중국, 대만과 1체급씩 우승한 이란, 미국은 대표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한데다 뛰어난 파워와 체력, 과감성을 더해 태권 강국의 면모를 선보였다. 한국이 올림픽 금맥의 '마지막 보루' 태권도에서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 경쟁 위주의 현행 대표 선발 방식부터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흔히 '바늘구멍'으로 불리는 대표 선발전이 곧 금메달 보증수표로 인식되다 보니 선발전에서 과도한 경쟁만 부추길 뿐 진정한 실력을 검증하는 '여과 장치'로서의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 흔들림없이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양궁처럼 10차례에 가까운 선발전 방식을 도입해 기량의 잣대를 정밀하게 만드는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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