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석유시설을 노리는 테러세력 소탕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 보안군은 18일 지난 2월 수도 리야드 인근의 압카이크 정유단지 공격 미수 사건과 관련해 수배 중이던 이슬람 무장조직원 5명을 체포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보안군은 이들을 검거하면서 리야드 교외의 한 창고에서 압카이크 공격에 동원된 차량을 손보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와 1.5t 분량의 폭발물을 압수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들이 다량의 폭발물을 은닉하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국제석유시장에 수급불안 심리를 확산시키기 위한 추가 공격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알-카에다 요원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은 지난 2월24일 폭탄 적재 차량 2대를 몰고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정제 시설이 밀집한 압카이크 정유단지로 돌진하려다 보안군의 제지를 받고 단지 입구에서 폭사했다.
이 사건은 알-카에다 지도부가 추종자들에게 이슬람 국가의 원유개발 수익이 서방권에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공격에 집중하라고 수차례 촉구한 후 사우디 석유 관련 시설을 직접 겨냥한 최초의 공격이었다.
이 사건 직후 알-카에다는 인터넷 성명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 군대가 압카이크 석유가스 정제공장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고 주장하면서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사우디 보안군은 압카이크 정유단지 공격 미수 사건이 발생한 뒤 리야드 교외에서 사건 관련 용의자 5명을 사살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40명을 검거하는 등 석유시설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사태,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의 정정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석유 시설을 겨냥한 테러가 또 발생하면 규모에 관계없이 국제원유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