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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티베트 사태로 한계 드러내는 中

[세계의 사설] 티베트 사태로 한계 드러내는 中 월스트리트저널 3월 17일자 세계사설 중국이 마지막으로 티베트를 탄압한 것은 천안문사태가 일어난 지난 1989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당시 티베트 지역을 관할하는 티베트 공산당 서기로 있을 때다. 티베트가 후 전 서기를 국가주석으로 만든 오늘날 중국에서 다시 한번 거센 시위를 일으켰다. 이번 사태는 경제자유화와 일부 정치개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가 리더십의 독재주의 본능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티베트 사태는 지난 1959년 대규모 반 중국 투쟁을 기념해 티베트 승려들이 평화시위를 하던 중 중국 당국이 이들을 체포하면서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시민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티베트 망명정부는 최소한 80명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이 티베트를 통치해오면서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죽고 티베트 사원들이 불에 타 사라졌다. 티베트에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거는 것도 금지돼 있다. 종교의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없다. 지난 1989년 후 당시 서기는 14개월간 티베트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중국은 지금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라도 티베트 사태를 하루빨리 덮고 싶어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인권존중을 약속하며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던 중국은 티베트 사태로 커다란 오명을 남기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당국이 인정한 종교지도자들에 의한 종교활동만 허가했다. 또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라며 이번 사태를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지난 1970년대부터 중국에 티베트 독립이 아닌 자치권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는 또 티베트인들이 폭력에 호소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중국이 할 일은 자명하다. 티베트인들이 최소한의 종교의 자유를 누리도록 배려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티베트로 이주한 중국인들에게만 지원책을 쓰는 것도 중단해야 맞다. 티베트 유목민에게 강제 정착을 강요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 달라이 라마와 정식 대화를 갖는 것도 방법이다. 올림픽은 중국의 발전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쇼케이스다. 그러나 정치분열을 두려워 하는 중국 정부의 독재적 강경대응은 천안문사태 이후 달라진 것이 없는 중국의 얼굴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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