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사실은 증권사들의 모바일 주식매매 시스템(MTS)의 이름들이다.
최근 MTS를 통한 주식매매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은 톡톡 튀는 이름을 붙여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식거래 채널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MTS로 옮겨가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작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TS를 이용한 주식 거래량의 비중은 지난 2010년 초 2.47%에서 지난 4월 말 20.19%로 8배 가량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의 MTS인 '머그(MUG) 스마트'의 MUG는 'Money UPgrade'를 줄인 말이다. 머그컵의 '담는다'는 의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 머그 스마트는 올해 초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로부터 증권사 앱 부문 대상에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증권(001510)의 MTS는 '주파수'다. '주식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뜻이다. 국내에서 특허를 취득한 '파수꾼 알람기능'을 이름에 담았다. 파수꾼 알람기능은 실시간 해킹방지 알람 기능 등 SK증권이 제공하는 보안서비스다. SK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본부장을 비롯해 온라인 마케팅팀원들이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내놓은 브랜드"라며 "생각나는 대로 명칭을 쪽지에 적어 회의실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노력 끝에 탄생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파수 출시 당시 통신사 주파수 분배문제가 이슈가 돼 '황금주파수'란 단어가 자주 오르내렸다"며 "'SK증권 주파수'가 포털사이트에서 연관 검색어로 등장해 어부지리로 홍보 효과까지 봤다"고 귀띔했다.
키움증권(039490)의 MTS는 '영웅문S'다. 무협소설 영웅문과 스마트폰의 첫 영문자 S를 결합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소설 영웅문에 나오는 '강호의 고수'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며 "영웅문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투자자들이 강력한 매매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고 전했다.
나름대로 심오한 의미를 담았다가 최근 담백한 명칭으로 바꾼 증권사도 있다. 주인공은 이트레이드증권(078020). 이 회사는 이달 초 MTS 명칭을 기존 '씽큐'(SsingQ)에서 '이트레이드 모바일'로 바꿨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과거 최초 통합 HTS를 출범시키면서 거래 속도가 빠르고(씽씽) 퀄리티(Quality)가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을 담아 'SsingQ'로 정했었다"며 "최근 회사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회사 이름을 걸고 정직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MTS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