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한림칼럼] 자연재해 황사를 마시며

매년 봄이 옴과 함께 ‘황사 먼지’가 몰려와 불쾌하기도 하고, 콜록 콜록 기침이 나오며, 눈병, 후두염, 인후염, 알레르기, 천식 등이 발병하거나 악화된다. 그 뿐만 아니라, 새싹이 나오는 식물의 기공을 막아 성장을 방해하고, 동물, 조류 등의 생태환경에도 스트레스를 준다. 관측 기준·절차 나라마다 달라 직경 0.1~50.0㎛의 작은 황사 입자들은 전자제품에 피해를 주어 불량제품이 나오고 TV 화면에 반짝 반짝하는 ‘snow’ 현상도 초래한다. 황사가 심하면 항공기 엔진에 이상을 주고 이착륙도 중지되며, 각종 건설 공사는 물론 상점과 식당을 포함한 관광산업에도 피해를 주어 손님이 뜸하게 된다. 이러한 피해는 1년에 7조 억원 이상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중국의 경우 황사로 인해 사람이 죽었다는 기록도 있으나, 우리의 경우 인명의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짙은 황사의 피해는 인간은 물론 자연 환경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재정적 손실을 초래하므로 황사 피해는 자연재해임이 분명하며, 법적으로도 ‘자연재해’의 하나로 정의 및 선포되어야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항공기상관측의 경우 모래 먼지로 인한 시야거리 장애 (시정)가 11km (7miles)이하 일 때 모래 폭풍 또는 ‘황사’로 관측하며, 시정이 그 이상이면 황사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몽골의 경우 먼지가 떠 있으나 시정이 20~50km 일 때도 황사로 관측한다. 중국은 시정 1km 이하의 먼지 폭풍을 황사로 관측하며, 시정이 1~10km 일 때는 떠 있는 먼지로 관측한다. 일본은 눈으로 보아 모래먼지가 약 15 km 정도 이하로 떠 있을 때 황사 (kosa)로 관측하며, 그들 관측소에 전화하여 무슨 이유와 규정에 의거 황사를 관측했냐고 물으면, 어물어물하고 확실한 대답이 미흡하다. 한국 역시 시정이 18km에서도 황사 현상으로 종종 관측 하며, 황사가 사회에 주는 영향이 커서 약 7~8년 전부터 황사 관측을 빈번히 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 약 3년 전까지 황사 관측 자료가 거의 보고되지 않았으나 최근 2년간은 황사 현상의 관측 결과가 자주 보고 되고 있다. 그러므로, 황사 통계를 하면, 근년에는 황사현상이 갑자기 증가된 것으로 잘 못 해석된다. 그러나, 변함없이 관측된 몽골과 중국의 60년 황사통계를 보면, 황사 발생이 늘다가 최근 15년에는 줄어든 경향이 있다. 동아시아 5개국의 황사 관측은, 항공기상관측을 제외하고, 국제적으로 통일된 관측 규정과 절차에 의해 수행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관측소에서 황사가 관측 보고되면 주위 관측소에서도 따라서 관측하는 경향이 있으며, 어떤 나라의 관측소는 황사 현상을 관측하는데 국경 넘어 저쪽에는 황사가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러한 각국의 황사 관측 규정과 절차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풍상측의 황사 정보를 이용한 황사예보의 정확도는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우선 국제적으로 동일한 황사 정의와 관측 규정 및 절차의 제정이 급선무이다. 지난 4월 7~9일에 발생된 황사 예보의 큰 오차도 이런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농도등 통일된 국제규정 시급 한편, 황사현상의 발생여부, 즉 질적인 관측과 보고가 현재 각국에서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황사 먼지의 농도, 즉 황사의 양적인 물리화학적 값의 측정은 각국의 환경부 산하에서 수행하며, 기상관서에서는 다만 대기물리학적인 유무와 흐름을 측정한다. 그러므로 고비사막에서 발생된 황사 구름의 먼지 농도가 10,000㎍m-3 인지 그 이하인지 알 수 없으며, 더군다나 이동 중 먼지가 확산 및 침전되어 3,000인지 5,000㎍m-3 등 인지 도무지 평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풍하측인 한반도에서의 예보는 더욱 어렵고, 현재 인공위성 영상의 평가로 어림잡고 있는 실정이다. 발생지의 토양환경을 모르므로 황사의 양적예보는 비, 눈의 강수량 예보 보다 더 어려운 것이다. 첫 번째의 우리 “민족과학기술토론회”를 마치고, 본 연구진이 지난 4월 8일 평양의 순안비행장에서 오전 10시경 비행기를 탑승할 때의 시정이 3 ~ 4 km 이상으로 양호하였으며, 북경에 도착한 10시 40분 경에도 평양의 시정과 비슷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인천에 착륙한 15:25시 경에, 북경과 평양의 풍하측인 서울, 경기도 및 충청도 일원이 심한 황사로 인해 시정이 500 ~ 1,000 m 이었음을 관측하였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황사 mass 가 1,000~3,000 m의 상공에서 지면으로 하강된 사례로 평가된다. 중규모의 황사는 발생지인 고비사막에서 농도가 10,000㎍m-3 이상 관측된 후 황사구름이 북경에 도착하면 약 1,000㎍m-3, 그리고 우리 중부지방에 상륙하여 확산 및 침전되어 500㎍m-3 이하로 농도가 감소된다. 황사 띠구름이 경상도와 대한해협을 지나 일본 규슈와 혼슈에 도달되면 그 농도는 200~300㎍m-3 이하로 감소된다. 그러나, 지난 4월 8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발생된 높은 황사농도의 발생은 풍상측과 풍하측 값이 역전된 사례로 분석되며, 이번 황사 재해는 황사에 관한 업무개선과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크게 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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