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서울우유 김재술 조합장

"불황엔 공격경영" 中 낙농시장 진출<br>지린성 기술용역계약 계기 유제품 수출 길터<br>2005년 거창에 최첨단·친환경 우유공장건설

[CEO와 차한잔] 서울우유 김재술 조합장 "불황엔 공격경영" 中 낙농시장 진출지린성 기술용역계약 계기 유제품 수출 길터2005년 거창에 최첨단·친환경 우유공장건설 • [경영철학] "변화속도에 적응못하면 도태" 윈스턴 처칠은 “한 나라가 그 장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투자는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먹여두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유산업은 교육에 버금갈 만큼 국가 장래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업종이다. 서울우유가 지난 11일 창립 67주년을 맞았다. 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출발한 서울우유는 현재 하루 판매량 1,000만개, 매출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유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상을 세우며 묵묵히 낙농 선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3,000여명의 조합원을 대표해서 서울우유를 이끌고 있는 김재술(58ㆍ사진)조합장은 “업계 사정이 좋지 못하다”며 “수십년간 낙농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76년 목장을 처음 시작한 이래 30년 가까이 한 우물만을 파온 김 조합장은 조합의 궂은 일에 마다하지 않고 발벗고 나서는 등 국내 낙농업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왔다. 국내 유업계는 출산율 감소와 우유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김 조합장이 이끄는 서울우유는 오히려 우유소비 확대를 위한 투자비용을 늘리고 젊은 소비층을 늘리는 ‘새바람’을 기대하며 낙농 지키기를 위해 바쁜 발걸음을 하고 있다. 취임 후 낮에는 업무 협의에, 밤에는 낙농가의 말을 귀담아 듣기에 눈코 뜰 새 없는 1년여를 보낸 김 조합장이 서울우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한 자 만이 살아 남고 변화에 적절히 순응하는 자 만이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 있습니다. 유업계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김 조합장이 서울우유를 이끌어온 지난 1년여 동안 서울우유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발빠르게 변화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가장 큰 이유는 낙농가를 둘러싼 제반여건이 달라졌다는 것. 국산 원유가격의 3분의1밖에 되지 않는 뉴질랜드 및 호주산 유제품 수입이 급증한데다 사료값 인상, 수년간의 우유값 동결로 인해 낙농가의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영양가 높은 온갖 먹거리가 넘쳐나면서 우유판매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67년이라는 전통을 이어온 서울우유도 달라진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 조합장은 “전통과 역사를 기본으로 하지만 소비자의 생활형태가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기본을 유지하면서도 늘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는 카멜레온 같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층을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 인기가수를 광고에 전격 기용하고 건강과 ‘웰빙’이라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속속 배출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셀레늄 천연 함유 우유인 ‘셀크’를 국내 최초로 출시, 하루 17만팩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검은콩우유, 떠먹는 발효유시장의 새로운 틈새를 개발한 ‘비요뜨’, 유기농 치즈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웰빙’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유업계의 부진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김 조합장은 “올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 서울우유의 사업계획 목표는 지난해보다 12% 성장한 매출 1조505억원이다. 하지만 유제품 개발에 앞서 김 조합장이 가장 주력하는 것은 바로 낙농산업의 선진화. 서울우유라는 조직의 조합장이기에 앞서 그는 자신이 한 사람의 낙농가임을 강조한다. “딸아이가 태어나 100일이 되던 해부터 낙농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딸아이가 29세가 됐습니다. 젖소 20여마리로 시작해 서울우유에 몸담고 있지만 지금도 제가 키우는 젖소가 100여마리에 달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낙농산업도 이제는 독특한 경영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서울우유가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300억원 이상. 우유의 품질개선과 낙농시설 및 사육환경 개선부터 낙농가를 대신해 젖소를 관리해 주는 목장도우미제도까지, 낙농사업 발전을 위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김 조합장에게는 서울우유 경영의 핵심을 이룬다. 아울러 “오는 2005년에는 경남 거창 지역에 최첨단ㆍ친환경 우유를 생산하는 신공장 건설을 마무리지어 영ㆍ호남지역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한 우유를 공급하게 됐다”고 김 조합장은 설명했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김 조합장은 의욕적이다. 2월에는 중국 길림성유업그룹과 10만달러 규모의 기술용역 수출계약을 낙농 역사상 처음으로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앞으로 5년, 늦어도 10년 후에는 한국 낙농시장 규모의 약 40배에 이르는 중국낙농산업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 성사가 중국시장에서의 공장 건설과 유제품 수출, 제품 개발, 낙농 생산기반 조성 등에 직접 참여하는 물고를 트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서울우유에 대한 애정을 쏟아내는 김 조합장은 마지막으로 그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며 말을 매듭지었다. “서울우유는 저의 삶이자 희망 그 자체입니다. 더이상 낙농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경영은 없어야 합니다. 서울우유는 이를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성 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우유시장의 지킴이로 남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입력시간 : 2004-07-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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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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