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자의 눈] '고유가' 헤쳐나가기

국제 원유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배럴당 90달러였던 원유선물가격이 올 들어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다시 92달러대로 떨어졌다. 열흘 사이에 배럴당 10달러를 오르내리는 급격한 가격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급등락하는 데는 세계 경기동향이 주요 핑곗거리로 등장한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개발국의 경제성장이 활발해 원유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가 붙고 반대로 떨어질때는 미국의 경기침체 징조가 거론된다. 하지만 우리는 유가 오르내림에 초연하며 실리를 챙기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국제유가는 어쩔 수 없는 외적 상황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찾아낸다면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도 있다. 유가가 오른다고 우리에게 나쁜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유국들은 원유수출에서 엄청난 돈을 벌지만 대개가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여서 이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삼성물산이 중동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건축공사를 수주한 것도 두바이가 막대한 원유판매 수입으로 사회기반 시설을 확대해나가기 때문이고 우리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 덕분에 한국 기업들은 중동에서 많은 돈을 벌었고 그만큼 많은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원유를 비롯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우리만 가격경쟁력을 잃는 게 아니다.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상품 판매시장의 경쟁조건은 수입국가에 모두 같다고 할 수 있다. 역으로 유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반길 일만은 아니다. 국제유가가 과거의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는 전세계 소비가 줄어든다는 뜻이고 이는 곧 세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미국발 경기침체가 세계에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감에서 유가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상품의 수출시장 축소를 의미한다면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고유가가 에너지 생산이 미미한 한국으로서는 유리한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코스트가 아니라 제품생산 기술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비싼 원자재를 경쟁국보다 적게 쓰고 제품은 비싼 값으로 팔아야 한다. 따라서 원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마음을 졸이기 보다는 제품 생산기술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면 언젠가 국제시장에서 이길수 있다. 물론 원유 가격의 등락 방향을 잘 알아 위험을 피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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