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자생존 낙관일러 반도체 업황 변수

■ 하이닉스 채무재조정유동성에 도움… 내년 1월 자금위기 벗을듯 하이닉스반도체가 사실상 '독자생존'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의 매각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해도 채권단의 채무재조정과 자구노력이 병행될 경우 오는 2006년이면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독자생존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침이 심한 반도체 시장에서 하이닉스가 과연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도 그저 채무재조정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독자 생존은 그저 '당분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 일단 내년 1월의 유동성 위기는 벗어날 수 있어 도이체방크의 채무재조정방안은 일단 하이닉스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에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 자금위기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9월말 현재 하이닉스의 부채는 6조820억원에 달한다. 또 3ㆍ4분기까지 누적적자도 1조308억원으로 연간 금융비용이 4,000~5,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채무재조정안에 힘입어 이자를 연간 2,400억원만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현금흐름이 괜찮기 때문에 이자부담을 덜어내면 시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틀은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 독자생존으로 가는 하이닉스호 도이체방크는 채무재조정안과 함께 비메모리와 메모리 사업부문의 매각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내용으로는 매각이라기 보다는 독자생존론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도이체방크가 2006년까지 메모리 부문의 매각이 없이도 이번 채무재조정과 자구 구조조정을 통해 2006년 이후부터는 채무 상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비핵심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매각을 추진하지만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자체적인 경영정상화를 통해 2006년이면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은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 가장 보수적으로 보고 이번 안을 만들었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 2006년까지 생존 가능한가 채권단은 오는 2006년까지 하이닉스의 자력 갱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반도체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다르다. 우선 반도체 업황이 그리 녹록치 않을 듯 싶다. 하이닉스는 시황이 그런대로 괜찮았던 지난 3ㆍ4분기에도 영업에서만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DDR(더블데이터레이트) 수율(기술력)이 선두업체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가격전망도 밝지 않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김수겸부장은 "2004년께 공급과잉에 시달려 가격이 하락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빨라야 2004년말은 돼야 시장이 실질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측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물론 인피니온, 난야 등 경쟁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04년부터 300mm 팹(일관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한다. 하이닉스가 '블루칩 프로젝트' 등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시설 업그레이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채무재조정의 효과는 6개월 정도밖에 가지 못할 것"이라며 "장기 생존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최소 1조원 규모의 순수 신규자금을 투입해 DDRⅡ 등의 기술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기기자 전용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