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해안숲 조성 해일 대비하자

지난 5월27일 새벽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1일 오전 현재 5,698명에 달하는 가운데 지진 발생 만 4일을 넘기면서 ‘매몰자 생존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10여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닌 모양이다. 이번 지진은 해일을 일으킬 만한 강진은 아니지만 우리도 이제 지진해일에 대비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 지진·해일피해 예방에 효과 커 2004년 말 동남아의 지진해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한 후 세계 각국은 지진해일 피해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피해 확산의 주요인을 바닷가의 울창했던 ‘망그로브’ 숲을 벌채하고 해안을 무분별하게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올해부터 해안의 망그로브 숲을 복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바닷가에 촌락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해일이 닥칠 경우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수십 년을 주기로 총 45회의 해일이 발생했고 17세기 이후에도 9회의 해일이 발생했다. 20세기에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0여년에 한번씩 해일피해가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그 빈도가 10여년에 한번씩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태풍에 의한 해일피해도 발생하고 있는데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마산 지역이 대규모 해일피해를 입기도 했다. 해일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며칠 전 제주시는 지진해일 발생 때 해안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30분 대피계획을 세우고 재난 예ㆍ경보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지진해일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지구별 대피안전요원을 지정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53명에 대한 대피담당자를 지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4월 말 발생한 울진해역 지진과 관련해 기상청은 학계ㆍ연구계ㆍ국가방재기관 지진해일 전문가들과의 대책회의를 통해 동해의 지진과 지진해일 감시 강화를 위해 올해 울릉도 남쪽 해역 수심 약 2,000m 해저에 해저지진계를, 울릉도 내륙에는 지하 100m를 시추해 지진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동해안 각 지역에 대해 지진규모별로 지진해일 도달시간과 파고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올초 현업에 적용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지진해일에 대한 연구와 대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안에 폭 40~50m의 숲을 조성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해안에 심은 나무의 줄기와 가지가 바닷물의 진행을 막아주고 표류물의 이동을 차단해 2차 피해를 경감시킨다고 한다. 해안에 폭 40m의 숲을 조성할 경우 해일의 진행속도를 50% 이하로, 해일에너지를 10% 이하로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진과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해일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해안에 대규모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저지대의 경우에는 내륙 30㎞까지 해일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숲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관광·휴양자원 활용에도 한몫 우리나라는 50년대부터 3,700여㏊의 면적에 해안사방을 했지만 이는 해안숲의 개념이 아니라 단순한 황폐지 녹화 차원에 그치는 정도였다. 따라서 해일피해 방지 차원에서 체계적인 해안숲 조성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해안숲은 해일피해 방지는 물론 해안토양이 파도에 쓸려 나가지 않도록 하고 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효과도 크다. 또한 해수욕장 주변에 숲을 조성하면 관광휴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소득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의 해변이 우람한 나무로 가득차고 전 국토가 푸른 숲의 띠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환경, 그 해안숲에 우리의 미래를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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