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단/골프회원권 시장]"당분간 섣부른 매수는 삼가야"

"소폭조정 국면" "장기하향 조짐"…'은행금리 이상 기대" 투기심리는 이제 버려야

회원권 투자 아직 할 만한가. 급상승하던 골프 회원권 시세가 최근 꺾이는 추세와 관련, ‘소폭 조정 국면’이네 ‘장기 하락 조짐’이네 하는 분석이 구구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은 과연 어떻게 향후 시장을 예측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쉽게 말해 회원권을 사도 좋은지, 혹은 팔아도 좋은 지가 최고 관심사다. 향후 골프 회원권 시장에 대한 판단은 눈앞의 상황, 미시적 분석이 필수지만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안목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만큼 섣부른 매수 판단은 금물이다. 지난 10일 ‘보유세’ 논란이 제기된 뒤 열흘 가량 지나는 동안 시세는 계속 하락, 평균 3%정도 내림폭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제 거래가 낮은 가격에서 이뤄진다기 보다 매수세가 급격하게 잦아들면서 매도 호가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 때처럼 호가만 움직이는 것이다. 때문에 거품이 모두 걷히고 실제 거래가 이뤄질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원권 거래 전문가들은 10% 이상 시세가 떨어져 투기 목적으로 구입했던 물건이 쏟아져 나오면 거품이 어느 정도 빠졌다고 봐도 좋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이스 회원권 거래소의 손중용 과장은 “예컨데 3억원 이상의 중고가 회원권의 경우 2억원대 수준으로 떨어져 안정되면 시장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언으로 미루어 볼 때 투기 목적으로 구입했다가 팔아야겠다고 마음 먹은 매도자라면 투매 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시기를 잡아야 한다. 조정 국면이 안정을 찾은 뒤에는 좀 더 거시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알려진 것처럼 지금 국내 골프장 회원권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 회원권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러나 모든 회원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지역과 교통 상황, 회원에 대한 서비스 및 부킹 상황 등에 따라 천차만별.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오른다고 모든 종목가가 상승하지 않듯 실적이 밑바탕이 돼야 탄탄하게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고 하락 장에서도 버틸 수 있다. 골프장 회원권에 있어 대표적인 실적은 주말 부킹이 얼마나 잘 되느냐라고 점에 포인트를 맞춰도 무방하다. 이와 함께 골프장이 얼마나 재투자하는지, 즉 라커나 코스 개보수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또 교통 상황이 얼마나 좋아지고 있는지도 시세 변동 요소다. 회원에 대한 대우가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초고가 회원권의 경우는 차치하고 중저가 회원권 구입을 고려하는 골퍼들의 경우는 특이 이 점에 유념해야 한다. 외부 시장의 흐름도 반드시 분석해야 할 조건이다. 최근의 급격한 시세 상승과 갑작스러운 하락은 시장 자체 요인보다는 외부 요소, 즉 부동산 정책과 이에 따른 부동자금의 흐름과 직접 맞물려 있다. 그러므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흐름은 어떤 지를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부동산 강경대책이 지속된다면 여윳돈은 회원권 시장 근처를 맴돌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문제는 이제 회원권 시장도 정부의 관찰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열 뒤에는 규제가 뒤따라 나타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제 우리 사회도 골프 회원권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투기 대상으로의 생각은 버려야만 된다는 얘기다. 회원권을 통해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는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시세 상승을 보장 받는다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맞다. 그린피 면제와 부킹권 등 이용권에 대한 가치를 염두에 두고 ‘은행 금리보다는 낫다’는 데 만족한다면 회원권 투자는 권고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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